故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 애도속 엄수…용인 성직자 묘역 안장

金 추기경 장례식 '국가기록물'로 보관‥종교지도자 장례식 '방송 3사' 생중계 김경중 기자l승인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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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2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한국천주교 주교단과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이날 장례미사는 교황장으로 격상되어 교황 특사로 임명된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 아래 기도로 시작해 말씀전례, 성찬전례, 고별예식 등의 순으로 치러졌다.

명동성당 대성전에는 1000여명의 사제와 신자, 외빈 등이 참석했다. 대성전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 등 9500여명은 성당 밖에 설치된 야외 스크린으로 지켜봤다.

정 추기경은 말씀전례 중 강론에서 "김 추기경께서는 항상 우리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빛과 희망이 된 모든 한국인의 사랑과 평화의 사도였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약력소개 후 이어진 고별식에서는 6명의 인사가 고별사를 낭독했다.

  김수환 추기경 유품  
▲ 김수환 추기경 유품

교황의 고별사는 정 추기경이 대독했다. 이어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Osvaldo Padilla) 대주교, 한승수 국무총리,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서울대교구 최승룡 신부, 한국평신도협의회장 한홍순 교수 순으로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추모사(한승수 총리 대독)를 통해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큰 기둥이었고 우리의 나아갈 길을 가르쳐 준 큰 어른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은 가톨릭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서 항상 병든 자, 가난한 자, 약한 자와 함께 했다"고 말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장례미사를 마친 뒤 김 추기경의 관은 젊은 사제 8명에 의해 장의차에 옮겨졌다. 성당을 둘러싼 수많은 시민들은 긴 행렬을 이루며 용인 성직자 묘역으로 향하는 추기경을 애도했다.

이어 오후 1시15분께 장지인 경기 용인시 모현면 오산리 천주교 서울대교구 성직자묘역에 도착한 뒤 오후 1시30분께 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관을 묻는 천주교 의식인 하관예절이 시작됐다.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  
▲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

정 추기경은 "추기경을 그리스도께 맡겨드리오니 마지막 날 이 육신을 부활시켜주실 것입니다"라며 영생을 기원했다. 이어 주교단과 사제단, 유가족들이 돌아가며 무덤에 성수를 뿌렸고, 관 위에 흙을 뿌려 덮는 것을 끝으로 40분만인 오후 2시10분께 하관예절이 끝났다.

의식이 끝나고 정 추기경 일행이 퇴장한 뒤 신도들은 무덤가 주위를 에워싸고 꽃을 바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 추기경 추도미사는 22일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과 김 추기경이 묻혀 있는 용인 성직자묘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 金 추기경 장례 국가기록물로 보관 결정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 행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록물로 보관하고,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에서 의궤기록팀을 파견, 김수환 추기경 장례와 관련된 행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기록 및 촬영하고 있다.

문화부는 “의궤는 본래 조선시대에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기록이지만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장례와 관련한 모든 자료는 가톨릭 입장에서 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기록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 국민의 지도자 김수환 추기경 '선종'소식에 종파에 상관없이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 우리 국민의 지도자 김수환 추기경 '선종'소식에 종파에 상관없이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오래전부터 국가의 주요행사에 대한 자료는 조사·기록 보존하고 있다. 성철 스님과 조선 마지막 왕손 이구 영결식을 비롯해 최규하 전 대통령 국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장례 조사 등 전통과 현대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의 장례를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 종교지도자 장례식 방송 3사가 생중계는 처음‥시청률 19.2%

KBS·MBC·SBS 방송 3사가 우리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며 종교지도자인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를 TV로 생중계 했다. 이같이 공중파 방송사가 일제히 종교지도자의 장례식을 생중계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장례식을 마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운구행렬이 20일 오전 명동성당을 나와 장지인 용인으로 향하고 있다.  
▲ 장례식을 마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운구행렬이 20일 오전 명동성당을 나와 장지인 용인으로 향하고 있다.

KBS는 1993년 성철(1911~1993) 스님이 타계했을 당시에도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생중계가 아닌 녹화 방송으로 성철 스님의 다비식을 전했다.

KBS 측은 “장례미사의 경우 1~2시간이면 끝나지만 불교의 다비식은 전날부터 다음날까지 계속돼 라이브 방송이 불가능하다. 종교를 떠나 문화적 가치도 있어 전과정을 녹화해 특별방송했다”고 설명했다.

SBS 역시 '잘 먹고 잘사는 법', '접속 무비월드' 대신 '특별생중계 사랑하고 용서하라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를 내보냈다.

SBS는 “거의 모든 신문이 며칠 째 주요 뉴스로 다루는 등 보도 가치가 높고, 보도국에서도 장례미사 관련 아이템을 알려 와 내부회의를 거쳐 생중계 결정을 했다”면서 “교계의 위치를 떠나 김 추기경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물인데다 국민들이 알고 싶고 보고 싶어 할 것이라 판단해 방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MBC도 '기분 좋은 날' 대신 김 추기경의 장례미사를 생중계했다. “국민 상식 선에서 편성을 결정한 것이다. 뉴스 가치 면에서 중요하다는 자체 판단 과정을 거쳤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영상=서울신문]

   
 
  故 김수환 추기경의 묘역  
▲ 故 김수환 추기경의 묘역

김경중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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