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난방비 폭탄' 지원 방안‥엿새간 연쇄 발표

尹 "중산층·서민 지원도 강구" 지시···신속 대응으로 文정부 차별화? 유상철 기자l승인2023.02.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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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보다 먼저 대응 "취약계층에 2배 지원"→"차상위계층도 포함"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대통령실이 최근 '역대급 한파'와 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난방비 폭탄' 사태로 여론이 들끓자, 난방비 지원 대상을 취약계층에 이어 차상위계층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중산층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는 대통령실이 관련 부처보다 한 발 먼저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후속 대책인 '차상위계층 지원 확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나온 방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산층과 서민의 난방비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는데, 이는 대통령실 참모진과 관계 부처가 예견하지 못했던 '대통령의 선제 대응'이라는 전언이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올겨울에 한해 취약계층 117만6000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을 2배 늘리고, 한국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160만 가구)에 대한 요금 할인 폭을 2배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난방비 긴급지원 대책'은 최근 엿새간 순차적으로 나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앞서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에너지바우처 확대에 필요한 일반회계 예비비 1000억원 지출안을 재가했다. 이튿날인 31일에는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차상위계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난방비 관계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보다 대통령실이 먼저 움직였다는 점이다. 최 경제수석은 지난 26일 오전 9시 브리핑을 열었는데, 산업부가 비슷한 시각 난방비 대책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이른 시간 브리핑을 자처해 대책을 발표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난방비 급등과 관련해 중산층 지원책도 강구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원래 내일모레(2일) 당정협의회가 준비돼 있었지만, 정부 측 준비가 조금 미흡한 것 같아 미루려고 한다"며 취약계층과 중산층을 포괄하는 지원 방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난방비 추가 지원 우선순위를 취약계층과 서민에 우선 집중하고, 중산층 지원 대상과 방법은 관계부처 검토를 거쳐 구체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중산층은 소득 구간에 따라 지원 대상을 정하고, 가스요금을 일부 할인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 최상목 경제수석이 3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UAE 투자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최 수석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일단은 서민계층 지원을 최대한 두텁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기초생활수급자 중 에너지바우처 지급 대상이 아닌 분들과 차상위계층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에서 논의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브리핑이 끝난 뒤 별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우선 서민계층 지원을 최대한 두텁게 할 계획으로 빠른 시일 내에 관계부처에서 발표할 예정"이라며 "중산층도 관계부처에서 현황을 점검하고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여권에서는 '난방비 폭탄'으로 여론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통령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당초 화요일(31일) 예정됐던 국무회의를 하루 앞당겨 예비비 지출안을 신속 재가하고,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주문한 점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기록적인 한파와 가스 사용량 증가로 '난방비 폭탄'은 취약계층뿐 아니라 전국민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윤 대통령이 최일선으로 나서서 대책을 제시하고 신속하게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으로 성난 민심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노렸다는 분석도 있다. 급격한 가스요금 인상의 원인이 국제적 에너지 가격 변동 대응에 소홀했던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가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대비 효과를 꾀했다는 해석이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도 지난 2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 '난방비 폭탄' 사태와 관련해 "가격은 경제 활동의 시그널인데 제때 시그널을 못 준 게 큰 패착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전임 정부가 국제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대응을 미룬 탓에 윤석열 정부에 들어 '요금 폭탄'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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