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삼권분립 위기' 행정부가 입법부 통제‥사법부가 바로잡아야"

李, 가처분 심문 직접 출석···"기각돼도 본안서 다툴 것" 장기전 예고 유상철 기자l승인2022.08.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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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기자회견에 "당원민주주의 고민하느라 대통령 말씀 못 챙겨" 맞받아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 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표 지지 당원들의 모임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소속 1천500여 명이 비슷한 취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도 같은 시각, 같은 법정에서 함께 심문이 진행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원에 출석한 뒤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금 행정부가 입법부를 통제하려는 삼권분립의 위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삼권분립이 설계된 원리대로 사법부가 적극 개입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달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 앞에서 "책임 있는 정당 관계자로서 이런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것에 자책하고, 이 일을 시작한 사람들도 책임을 통감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행정부가 입법부를 통제하려는 삼권분립의 위기"라는 표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당의 비대위 전환에 적극 개입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주호영 의원'으로 지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 위원장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심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해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가처분 결과가 나온 후에도 장외 투쟁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어느 시점에나 당원 모집에 정당의 모든 문제 해소 가능성과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심과 민심의 괴리라든지, 민심이 바라는 대로 당이 흘러가지 않은 것은 당원 가입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각하더라도 당연히 본안에서 다퉈야 할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며 소송 장기전을 예고했다. 이어 "(재판부가) 인용하면 그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 기각한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이어서 저도 국민들도 그에 맞춰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았던 것에 대해서는 "당원 민주주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어서 제가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다 챙겨보지 못하는 다소 불경스러운 상황임을 양해해줬으면 한다"고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45분 법원에 도착해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제가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와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었다"고 했는데, 이 전 대표가 동일한 형식으로 받아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재신임된 것에 이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이 내정된 것에 대해 "이번 당내 사태에 대해 돌격대장을 하셨던 분들이 영전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 시기적으로, 상황적으로도 옳은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인사문제'가 꼽히는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인사문제 때문에 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며 "인사문제 관련해 소위 윤핵관들이 다소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들(윤핵관)이 정말 호가호위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입에 다는 것처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려 한다면 그 자리가 원내대표이든, 예결위 간사이든 아무리 달콤해 보이는 직위라도 그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더이상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주 위원장과 최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주 의원과의 만찬 보도를 보고 굉장히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며 "어떤 경위에서, 어떤 사실을 확인해서 보도가 나간 것인지도 모르겠고, 주 의원과 그에 대해서는 전혀 확인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주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주 의원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여러 번 밝혔다"며 "주 의원을 만났을 때 오히려 곤란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주 위원장이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미비된 절차를 다시 갖추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주 의원이 말씀하신 그런 방향으로 법원이 판단하고 (당이) 대처한다면, 바로 그것이 저의 해석에 따르면 민주주의의 비상상황이다"라고 반박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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