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숭례문 단청 보수공사 '화학재료 사용' 단청장‥"9억 배상해야"

"정부와 협의한 전통방식에 반해 시공하는 불법행위 저질러" 김선일 기자l승인2022.08.16 16:4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숭례문 단청 복구 공사에 전통 재료 대신 화학 재료를 쓴 단청장과 그 제자가 정부에 9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 숭례문 복원공사 과정에서 단청 복원을 이끌었던 홍창원 단청장이 부실 화학안료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부장판사 이민수)는 정부가 홍창원 단청장과 제자 한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해서 9억455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홍 단청장은 방화로 불탄 숭례문의 단청을 복구하는 공사에 장인으로 참여했다.

당시 정부는 단청공사에 전통 방법에 의해 생산된 안료와 접착제를 사용하기로 홍 단청장과 합의했다.

하지만 홍 단청장은 한씨와 단청공사를 진행하면서 전통 안료와 접착제만 사용하면 색이 변하거나 채색에 장기간 소요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기존 합의를 깨고 화학 안료인 지당과 화학 접착제인 아크릴에멀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홍 단청장은 과거 합성 재료로 궁궐 단청을 시공해 본 경험은 있었으나, 전통 재료만 사용해 시공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단청공사가 마무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숭례문 곳곳에 단청 박락 등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보수공사에도 계속 하자가 발생하자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2013년 6월 준공 처리했다.

이후 숭례문이 국민에게 공개되자 단청 박락을 포함한 공사상 문제점이 다수 발견되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다.

▲ 서울 숭례문의 단청이 벗겨져 있다.

결국 감사원은 국회의 요구에 따라 2013년 12월~2014년 2월 문화재 보수 및 관리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비춰봤을 때 단청 박락의 주요 원인은 접착력이 약한 아교층과 접착력이 강한 화학층이 덧칠된 장력 차이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2017년 3월 홍 단청장과 한씨를 상대로 전면 재시공 비용인 11억8188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홍 단청장과 한씨는 화학 재료인 지당 및 아크릴에멀전을 혼합해 단청공사를 진행함으로써 정부와 협의했던 방식에 반해 숭례문 단청을 시공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재료 혼합 사용 사실을 모른 채 홍 단청장과 한씨에게 단청공사 하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했다"며 "단청 시공에 있어서 화학 재료의 혼합 사용은 그 자체로 정부가 계획한 전통 기법대로의 복원에 어긋나고, 계약에서 정한 공사내용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홍 단청장이 전통 재료만을 사용해 단청을 시공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알고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배상 책임을 11억8188만원의 80%로 제한했다.

민사소송과 별개로 홍 단청장은 단청공사에 아크릴에멀젼과 지당을 몰래 사용하고 공사대금 약 4억9490만원을 편취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3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