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치안감 이상 9명 일괄 사의‥"北피살 공무원 사건 책임 통감"

대통령실 "감사원 감사 먼저···사표 반려 예정" 김선일 기자l승인2022.06.24 18:1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일괄 수리 땐 지휘부 공백 길어져 정부 '부담'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해양경찰청이 '북한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 종합적인 책임을 지고 치안감 이상 고위 간부 9명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2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해경청에서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해양경찰청 제공]

해경청은 24일 전국 지휘관 화상 회의를 열고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에 책임을 지고 치안감 이상 간부 9명이 모두 물러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정봉훈 해경청장(치안총감)을 비롯해 차장 서승진, 중부청장 김병로(이상 치안정감), 기획조정관 김용진, 경비국장 이명준, 수사국장 김성종, 서해청장 김종욱, 남해청정 윤성현, 동해청장 강성기(이상 치안감) 등이다.

해경청은 "치안감 이상 간부들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는 북한군 피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 씨 사건과 관련해 애초 '자진 월북'으로 판단했다가 이를 180도 뒤집은 것에 대해 지휘부가 책임을 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조직이 해체됐던 '세월호 참사' 때도 없었던 해경 초유의 일이다.

이씨는 2020년 9월21일 오전 2시쯤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서 당직근무를 서다 실종됐는데, 다음날 오후 3시30분쯤 북한 장산곶 해역에서 발견됐으며 같은 날 오후 9시40분쯤 북한군 총격으로 숨졌다.

해경은 당시 군 당국의 감청 정보 등 첩보와 전문기관을 동원해 분석한 해상 표류 예측 결과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해경은 또 이씨가 사망하기 전 자주 도박을 했고 채무도 있었던 사실도 공개하면서 월북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해경은 1년 9개월이 흐른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한편 정봉훈 청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최근 우리 조직에 닥쳐온 위기 앞에서 조직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오랜 고심 끝에 우리 해양경찰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정 청장은 이어 "새로운 지휘부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튼튼한 조직을 만들어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94년 해경에 입문한 정 청장은 전임 김홍희 청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해양경찰청장직을 맡아 왔다.

그러나 정부가 이들 9명 모두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지휘부 없는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정부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만일 정 청장과 이중 일부의 사표만 수리하면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차기 청장을 임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무리수’를 둬야 한다.

해양경찰법상 전·현직 치안감 이상 간부만 청장 후보가 된다.

치안감 이상 간부 모두의 사표를 수리하면 내부에서는 경무관에서 청장 후보를 발탁해야 하는데, 치안감-치안정감-치안총감 등 3계급이나 승진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 퇴직한 간부를 불러들여 청장에 임명할 경우에는 내부 반발이 거셀 전망이어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9명 모두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일부는 반려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으론 임기가 1년6개월여 남은 정 청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정부의 인사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지방해경청 간부 B씨는 "정부가 치안감 이상 지휘부 모두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는 살아남을 것이고, 그중에서 차기 청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진실규명이 먼저라며 사의를 반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국민께 오해를 드린 데 대해 해경 지휘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순수한 뜻을 존중하지만 현재 감사원 감사 등 진상 규명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일괄 사의는 반려될 예정"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22일 해경청에 감사장을 차리고 감사에 돌입한 상태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하태경 "해수부 공무원 수사는 조작"…감청자료 원본도 확인 안해

완도해경, 양귀비 318주 밀경작‥16명 적발

남해해경, 여름 성수기 해상 음주운항 특별단속‥7월1일~8월21일

남해해경청, 관내 82곳 밀수‧밀입국 취약지 유관기관 합동점검

영덕 앞바다서 양식장 그물에 걸려 죽운 채 5m짜리 밍크고래 발견

대만 해역서 한국 선원 6명 탄 선박 조난‥외교부 "수색 작업에 최선"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서 해경 헬기 추락‥2명 사망·1명 부상·1명 실종

文대통령, 차관급 8명 인선‥靑 "임기 끝까지 현안 적극 대응"

보령해경, 불법 '야간 낚시영업' 선장과 '선내 음주' 낚시객들 적발

'세월호 구조 실패' 김석균 등 前해경청장 등 지휘부 "무죄"

해경 "北피격 공무원, 동료에게 받은 꽃게대금까지 도박‥월북판단"

하태경 "北피격 공무원 실족 가능성 커‥월북 시도는 괴담"

북한 피격 공무원 형, 文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 공개

북한 피격 공무원 아들, 文대통령에 답장‥"믿고 따라가겠다"

北피격 공무원 고2 아들 "국가는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나?"

'공무원 피격' 무궁화10호 CCTV 고장·당직체계 문제 등 확인

현직 경찰관이 '행인 폭행'‥"여성 희롱 말리다 발생" 주장

최종문 경북경찰청장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단호히 대응"

경찰 '치안감 인사' 발표 2시간 뒤 전면수정‥"실무자 오류" 해명

[인사] 경찰청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2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