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해수부 공무원 수사는 조작"…감청자료 원본도 확인 안해

7명 전문가 중 1명 의견 듣고 월북 발표···하 "조작 아니면 무엇인" 김선일 기자l승인2022.06.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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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에 사과 않겠다던 해경···회의 후 청장 공식사과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규명TF위원장은 22일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수사 종결 발표에 대한 해경 입장 청취 결과)조작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 하태경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규명TF위원장은 22일 오후 해양경찰청 1층 로비에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수사 종결 발표에 대한 해경 입장 청취 결과를 발표했다. 하 위원장은 청취 결과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수사는 조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하 위원장은 이날 4명의 위원과 함께 가진 해양경찰청장 면담 후 회의석상에서 나와 취재진을 향해 이같이 전했다.

하 위원장은 "월북으로 추정했다가 수사 종결 후 뒤집은 이유와 관련해 총 7가지 질의를 했고, 답변을 받은 결과 부실조작수사라고 판단했다"며 "부실수사이지만, 조작에 더 가깝다"고 했다.

이어 "그 근거는 7명의 전문가 중 한 전문가가 낸 두가지 정 반대의 의견 중 하나를 받아들여 월북이라고 추정했기 때문"이라며 "외압으로 추정되나, 그 실체가 나오지 않아 TF위원은 그 부분을 계속해서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최종 수사와 중간수사 결과의 내용이 180도 바뀐 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었는데, 이번 자리에서 해경은 꽤나 성실하게 자료와 답변을 제공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규명TF는 이날 해양경찰청을 방문해 청장과 3시간가량 질의응답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TF는 해경으로부터 북한에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의 중간수사 발표 당시 월북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 7가지를 되짚으며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은 이유를 청취했다.

당시 해경이 제시했던 월북 판단의 근거 7가지는 △감청자료 △슬리퍼 △구명조끼 △부유물 △도박빚 △조류 △정신적 공황상태 등이다.

감청 결과 월북이라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서 하 위원장은 "군이 전체 내용을 보내주지 않고 요약문만 확인했는데, 요약문만 확인하고 수사 결론을 내는 것은 원칙이 아니어서 월북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슬리퍼와 관련해서 해경은 한 선원으로부터 선체에 남아 있던 슬리퍼가 해수부 공무원의 것이라는 진술을 받았고, 스스로 슬리퍼를 벗고 뛰어내려 월북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보니 여러사람의 DNA가 검출돼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해경은 구명조끼에 관해서는 해수부 공무원의 침실에서 조끼가 분실돼 해당 조끼를 입고 바다로 뛰어내렸다는 이유로 월북 판단의 근거로 봤다. 

하 위원장은 "똑같은 조끼가 다른 장소에서 발견돼 분실된 조끼가 해수부 공무원의 것이라고 확정하기 어렵다고 봐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부유물에 관해 해경은 부유물을 미리 준비한 뒤 뛰어내려 월북 판단의 근거로 봤다.

▲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22일 오후 4시 해양경찰청 1층 로비에서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규명TF 면담 후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정 청장은 이날 "국민과 유족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배 안의 것인지, 바다에 떠 있는 부유물인지 특정할 수 없어 이 점도 월북 판단의 신뢰 증거로 보기 어려웠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도박 빚과 관련해서 하 위원장은 "당초 1억9800만원이 있다고 봤는데, 이는 회생 신청 당시 총액이고 실제 도박 빚은 이 금액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추후 확인했다"고 했다. 또 해경은 당시 조류 방향 조사 결과 본인의 자력 의지가 아니면 북으로 갈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하 위원장은 "표류 방향은 물에 떨어진 시간, 수영 능력, 수영 속도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는데, 한 가지 시나리오만 특정해서 발표한 것은 오류였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정신적 공황상태가 월북의 동기라고 판단한 점과 관련해서는 "7명 중 6명은 월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한 전문가가 10월21일 월북이 아니다라고 했다가, 10월24일 월북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는데, 그 한 명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월북이라고 판단한 데 오류가 있었다는 답을 들었다"고도 했다.

유족과 국민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묻는 위원의 질문에 해경 측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고 했다.

안병길 위원은 "7가지 증거가 확인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확정이 된 것 처럼 오류를 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권위는 경고 조치했고 다른 조치 취하라고 했는데, 해경은 되레 관련자를 승진시켰다"며 "고인과 유가족에 대해 위로한다면서 사과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신원식 위원은 "국민과 유족에게 사과할 의향을 물었는데, 국민에게는 사과하겠으나 유족은 생각해보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아쉽고 의문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봉훈 해경청장은 TF 입장 발표 후 곧이어 자리를 마련하고 몰린 취재진을 향해 "해경이 법적 판단을 바꿨거나 말바꾸기를 한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설명하겠다"면서 "국방부와 해경 자체적으로 확인한 정보에 따라 월북으로 판단했으나, 사실상 수사상 필요한 정보를 국방부가 제공하지 않아 월북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월북의 고의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는 바, 이번 사건 정보는 법칙상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게 수사심의위원회의 중론이었고 이로 인해 최초 월북 혐의에 대한 형사소송법상 증거 확보가 불가한 점, 당사자 사망 소송 실익 등을 종합해 본 사건을 종결하게 됐다"면서 "그럼에도 해경의 수사 결과 발표로 많은 혼선을 일으키고, 실망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 청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또 "해경의 발표와 관련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아울러 해양경찰 여러분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동요하지 말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본 업무에 충실해달라"고 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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