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케인스' 조순 전 경제부총리 숙환으로 타계‥향년 94세

韓 경제학계 거두···안정과 균형성장 강조한 '조순학파' 김선일 기자l승인2022.06.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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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 25일, 장지 강릉 구정면 학산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한국의 케인스'라는 평가를 받던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오전 3시30분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94세.

▲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94세. 서울아산병원 등에 따르면 고인은 노환으로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중 이날 새벽 결국은 운명을 달리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며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강릉 선영이다. [사진=서울시 제공]

조 전 부총리는 노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맡았고, 한국은행 총재와 민선 초대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당시 유명했던 '포청천'을 이미지 메이킹에 활용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취임 전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발생해 취임식을 사고 현장에서 하게 됐다.

또한 유서 깊은 여의도광장을 갈아 엎고 여의도공원을 조성한 것도 고인의 공적이다. 이후 무난하게 서울시정을 이끌며 1997년에는 제15대 대통령 선거 주자로 거론되다가 9월에 사퇴한 후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놓였고 이후 신한국당과 합당하면서 한나라당을 창당해 총재에 올랐다.

고인은 1998년에 치러진 강릉시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 제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또 어릴 때 선친으로부터 배운 한문을 바탕으로 한문 고전을 혼자서 독파하기도 했다. 한학을 깨치고 신학문의 대가로 1993년부터 1년간 도산서원 원장을 맡았고, 2002년부터 5년 간 민족문화추진회 회장도 역임했다.

1928년 무진년(戊辰年) 강원도 강릉 학산 출생인 고인은 강릉중앙국민학교 졸업 후 평양중학교로 진학했다. 이후 경기고등학교의 전신인 경기중학으로 편입한 뒤 서울대 상대로 진학했다.

서울대 학군장교 출신인 고인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영어교관으로 발탁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육사 11기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보오든대를 졸업한 뒤에는 UC버클리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1967년 귀국해 모교인 서울대 상대 부교수로 부임했다. 1970년부터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있으며 '한국의 케인스'라고 불리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안정과 균형성장을 강조한 고인의 학풍을 따르는 제자그룹은 '조순학파'로 불리며 한국 경제학계의 '빅3'로 불렸다. 정운찬 전 총리,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조순학파 출신이다.

◇ '한국의 케인스'···경제부총리·한은 총재 지내며 안정·긴축 정책 추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육사영어교관 시기 인연을 맺은 고인에게 부총리 자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끝내 고사했다. 그러나 선거로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제안은 받아들여 19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취임했다.

경제부총리로 약 1년3개월 동안 재직하며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이익환수제·토지초과이득세 등 토지공개념을 도입하려 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뒤 한국은행 총재를 지내는 동안에도 고인은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금융정책을 폈고, 중앙은행 독립성 문제를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다 끝내 사표를 냈다.

1993년에는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계기로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두번째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안정적인 행정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통합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에도 도전했지만, 결국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단일화하며 대선을 완주하지는 못했다. 이후 합당 과정에서 직접 이름을 지은 한나라당에서 총재를 지냈다.

◇ 노환으로 입원 치료 받아와···발인 오는 25일

고인의 유족으로 같은 강릉 출신의 아내 김남희씨와 장남인 조기송 강원랜드 사장을 비롯해 준, 건, 승주씨 등 4남이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오는 25일 오전 발인해 화장후 선영인 강릉 구정면 학산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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