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윳값 역전에 '배신감'‥"기름값 아끼려고 경유차 샀는데"

휘발유차와 연간 유류비 차이 줄어···"메리트 없다" 후회 이경재 기자l승인2022.05.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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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는 타야 본전"···하이브리드차보다 유류비 더 들어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시중 주요소에서 경유(디젤) 가격이 휘발유(가솔린) 가격을 역전하고 있는 가운데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면서 한숨을 내쉬는 경유차 차주들이 늘고 있다. 특히 평소 장거리 출퇴근을 위해 경유차를 구매한 경우가 많아 기름값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 경유가격, 14년만에 휘발유價 추월. [자료사진]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L)당 2039.22원으로 휘발유 가격(2031.28원)보다 비싸다. 이미 경유는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고, 역대 최고가도 경신한 상태다.

이를 기준으로 기아자동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쏘렌토 프레스티지 트림 차량을 연간 1만5000㎞를 탔다고 가정하면 경유차(연비 14.3㎞/L)에 비해 휘발유차(11㎞/L)의 기름값이 63만원 더 든다. 

지난해 5월 셋째주만 해도 서울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은 L당 1340원으로 휘발유(1626원)보다 300원 가까이 저렴했다. 이를 반영하면 쏘렌토의 연간 유류비 차이는 81만원으로 벌어진다.

쏘렌토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100만원 비싸다. 현재 상황에선 경유차를 사서 2만5000㎞ 이상은 타야 본전을 찾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유차와 하이브리드차(15.3㎞/L) 사이에는 유류비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경유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연비가 더 좋은 하이브리드차에 비해서도 연간 기름값이 21만원 정도 적게 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15만원 정도 더 든다.

이에 대해 강서구에 거주하는 경유차주 박모씨(38) "장거리 운행할 일이 많아서 연비가 좋고, 기름값이 싼 장점이 있는 디젤차를 선택했는데 지금은 아예 메리트가 없어 배신감도 든다"며 "주유소 앞에서 한숨부터 나온다"고 푸념했다.

3년째 경유 차량을 몰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46) 역시 "100만~200만원 비싸도 하이브리드차를 사는게 옳은 선택인 것 같다"고 후회했다.

경유차는 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 대비 승차감이 떨어지고 관리가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다. 오로지 유류비를 고려해 디젤차를 선택했다면 후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5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태(디젤게이트)로 '클린 디젤'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디젤차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여기에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경유차 입지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올 1분기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량은 국산·수입을 합쳐 4만3517대로 1년 전(7만4346대)보다 42%나 급감했다. 경유차의 점유율도 13.5%로 2008년 18.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고차 역시 시세 하락이 가파르다. 케이카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과 수입 브랜드를 모두  비교했을 때 하락 폭이 높은 상위 10개 차종의 평균 시세 감소율은 경유 3.8%, 휘발유 3.4%로 경유 차종의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빨리 경유차의 몰락이 빨라질지는 누구도 선뜻 예측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경유차는 업체들의 미래 라인업 전략에서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시중 주요소에서 판매되는 경윳값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이는 14년 만의 사건이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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