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1300원 육박'‥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 '갑론을박'

외환시장 불안에 필요성 제기, 추경호도 "통화스와프 긍정 효과" 이경재 기자l승인2022.05.1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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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 의견도···"외환유동성 등 지표 볼 때 시급하지 않아"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환율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통화 스와프를 재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외환·금융시장의 리스크를 해소하자는 취지다.

▲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뉴욕증가 폭락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1월28일 이후 103일 만에 2600선이 붕괴됐다. [뉴스1]

반면 현재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정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치·외교적 전략이 필요한 문제인데다 외환유동성이 크게 부족하지도 않다는 반박이다.

이처럼 갑론을박인 가운데 11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10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2.4원 오른 1276.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 때 1277원대까지 올랐던 것에 비해선 다소 떨어졌지만 사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들어 환율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외환·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연준은 이에 더해 6월부터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월 한도를 6~8월 사이 국채 3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75억달러를 매각하고, 9월부터는 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매각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곧 통화 긴축 속도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 후에 최초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사실상 외환 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이유로 한시적으로 진행된 바 있다. 당시 600억달러 한도의 스와프 계약이 체결된 뒤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일각에서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최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은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일 인사청문회에서 "우리가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 장치를 만들면 외환 안정 등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공동취재]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외환보유고가 25%에 불과해 낮은 수준이고, 환율도 1300원을 위협하고 있어 외환위기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경제적으로 여러 부문에서 불안정성이 높아지는데, 환율만큼은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현재 외환시장이 위기 국면으로 가는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는 금융·외환시장이 안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 교수는 현재 높은 물가와 금리 등 다른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스와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제했다.

반대로 현재 상황에선 통화스와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현재 환율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당시(1600원)와 비교하면 아주 큰 위기는 아니라고 보인다"면서 "환율 오름폭도 '급등'이라 볼 수 없고 외환유동성도 크게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시급하게 필요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물론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면 그 자체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미국과 체결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면서 "정치·외교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매우 급박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추 부총리도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로 올릴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추 부총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여러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고 상대국의 입장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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