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대 남녀 연쇄살해 권재찬에 사형 구형‥"재범 우려 높아"

권씨, 범행상황 횡설수설···당시 감정 말하며 '우발적 범행' 주장 김선일 기자l승인2022.05.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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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자장치부착·보호관찰도 청구···"공감능력 결여·반성 없어"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검찰이 50대 남녀를 연쇄살해한 혐의로 신상공개된 권재찬(53)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 50대 남녀를 연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권재찬. [뉴스1]

인천지검은 10일 오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권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또 782만원의 추징과 20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5년간의 보호관찰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이미 강도살인죄로 2003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15년형으로 감형돼 수감 종료 후 출소해 3년6개월만에 재범했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재범의 우려도 높다"고 밝혔다.

이어 "강도살인 피해자도 2명이나 돼 연쇄살인에 해당하고 범행 은폐 위해 사체를 유기하기도 했으며 계획 범죄에 해당한다"며 "인간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금전적 목적을 해결하려 했던 범행 동기도 극히 불량하고, 수사 과정에서도 특별한 이유 없이 불참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 등에 비춰 진심으로 범행에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또 "유가족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범죄 전력,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법에 상응하는 엄벌에 처해달라"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권씨의 변호인은 "수면제는 오랜 수감 생활 탓에 복용하게 된 것이고 범행에 이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계획적 범행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염치없지만 피해자 유가족에게 죄송하고 잘못했다"며 "좋은 분이었는데 제가 술과 약에 찌들고 하다보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었는데 잘못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권씨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전자장치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 명령 청구 이유와 관련해 "자신의 필요에 의해 2차례에 걸쳐 살인 범죄를 저질렀고 범죄의 양태를 보면 공감 능력이 결여된 성향을 보이고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재범위험성 평가 결과 총점 21점 중 높은 수준에 해당해 재범의 우려도 높다"고 밝혔다.

권씨는 이날 재판을 마치기 전 검찰과 변호인 측 피고인 심문을 받으면서 당시 상황을 진술하기도 했다. 그는 시종일관 횡설수설하며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범행 도구 준비 등 계획범행과 관련된 검찰 측 심문에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등 횡설수설 태도를 일관하다가, 범행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당시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우발적 범행을 강조하려는 듯 했다.

권씨는 "(50대 여성 피해자가)휴지를 사오라고 시켰는데 건망증이 심해서 깜박하고 사오질 못하니 남자가 할 줄 아는게 뭐냐?고 타박해 이성을 잃었다"거나 "(50대 남성 피해자와 관련해)피해여성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하는데 비밀번호가 맞질 않자, 돈을 독차지하려는 것을 의심한 지인(50대 남성)이 '니가 사기쳤으니까'라며 짜증을 내며 성질을 내 화가 났다"며 피해자들에게 범행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 측 잇따른 질문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며 "어차피 형은 정해진 거 아니냐", "CCTV에 다 찍혀 있지 않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권씨의 1심 선고공판은 6월 중 열릴 예정이다.

권씨는 앞선 공판에서 위험운전치상, 음주운전, 살인, 특수절도, 특수절도미수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강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피해자들을 살해하긴 했으나, 강도를 목적으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권씨는 지난해 12월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에서 50대 여성 A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폭행해 살해한 뒤, 1132만2000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시신유기 범행에 끌어들인 50대 남성 B씨에게 A씨의 통장 돈을 인출하게 해 A씨 살인 범인인 것처럼 위장하고, 다음날인 5일 오전 B씨에게 "A씨 시신이 부패해 범행이 들통날 수 있으니, 땅에 묻으러 가자"고 인천 중구 을왕리 한 야산으로 유인해 B씨도 살해 후 유기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경찰은 A씨의 딸로부터 (A씨가 살해 당한 날인)4일 오후 7시께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에 나서 5일 권씨를 검거했다.

권씨는 2003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된 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복역한 뒤 4년 전 출소 후 범행했다.

그는 도박 빚 9000만원을 비롯해 최소 1억3000만원가량의 빚이 생기자 오프라인 모임으로 알게 된 A씨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씨는 범행 직전 A씨에게 쓸 수면제를 처방받고, 인터넷에 '인접없는 거리', '부평 논 밭 많은 곳' , 'ATM절도', '복면강도'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 또 그는 범행 후 중국으로 도피 계획도 세웠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권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권씨는 연쇄살해 범행 이전에 음주운전 등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였으며, 지난해 5월과 9월께 인천 지역 공사장을 돌며 전선 등을 훔치면서 연쇄살해 범행 관련 재판에 앞서 절도 등 혐의로 기소돼 최근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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