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장 작성자 끝내 못밝혀‥윤석열·한동훈 '무혐의'

손준성 선거법 위반 등 일부 불구속 기소···'공모 인정' 김웅 검찰로 김선일 기자l승인2022.05.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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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핵심인 직권남용 못밝혀 모두 무혐의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공소심의위원회는 손 검사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으나 공수처는 이를 뒤집고 기소했다.

▲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이 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선거개입사건, 일명 '고발사주' 의혹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선 기소 대상이 아니라며 검찰에 이첩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이 사건 핵심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은 규명하지 못하고 피의자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대선정국 한가운데서 떠들썩하게 수사를 벌였으나 끝내 고발장 작성자를 밝히지 못했다. 

공수처는 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손준성 검사를 △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건 핵심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선거방해,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초 수사에 착수한 지 8개월 만, 지난달 19일 공수처 공소심의위가 관련자들에 대한 일부 불기소를 권고한 지 15일 만이다.

손 검사와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은 2020년 4월 총선 직전 고발을 통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열린민주당 후보) 등 여권에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기로 공모하고,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두 차례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공모'가 인정되는 김 의원에 대해서도 손 검사를 기소한 공직선거법·개인정보보호법·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전자정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지만, 사건 당시 총선에 출마하려던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공수처법상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공수처는 이 사건 제보자인 조성은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고발장과 '제보자X' 지모씨의 실명판결문이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손준성→김웅→조성은 순서로 전달됐으며, 중간에 제3의 인물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검 수정관실 내부 판결문 검색기록과 검찰 메신저 기록 등 분석 결과 손 검사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판결문을 검색·출력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사건 주임검사인 여운국 차장은 "제보자 조성은 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에 의하면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1, 2차 고발장과 판결문을 전송하고 김 의원이 조 씨에게 이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선거법 위반 등 일부 혐의로 손 검사를 기소했지만, 사건 핵심인 고발장 작성자를 끝내 특정하지 못해 반쪽 수사에 그쳤다. 고발장 작성 의혹을 받았던 수정관실 검사들이 작성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손 검사에 대해 체포영장 한 차례,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된 사유도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경로 규명 실패였다.

▲ [뉴스1]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수사결과 브리핑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고발장 작성자로 의심되는 범위까지 축소시켜 수사했지만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로 고도의 증명을 이뤄냈느냐는 다른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고발장 작성자를 밝혀내지 못하면서 직권남용 부분도 모두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 관계자는 "고발장을 누군가에게 작성하도록 시켰다라는 부분이 직권남용 혐의인데 그 사실관계에 대해 기소할 정도로 증거를 찾지 못했고 법리적으로는 검사의 직무범위에 고발장 작성이 포함되느냐를 고려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팀은 손 검사가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부분은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 전달은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선거개입을 하려는 일환으로 보고 있다"며 "손 검사는 단순히 받은 고발장을 '반송'한 것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지위가 없었다면 본인에게 수집되지 않았을 정보라 이는 공무상비밀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윤석열 당선인과 한동훈 장관 후보자, 정점식 의원, 검사 3명도 무혐의 처분했다.

윤 당선인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함께 입건됐는데,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하는 직권남용 혐의는 무혐의 처분하고 나머지 범죄는 공수처법상 수사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검찰로 단순 이첩했다. 사실상 이 역시 무혐의 처분에 다름없다. 김 여사의 일부 검찰 이첩에 대해선 "혐의가 인정된다거나 되지 않았다거나 하는 의견을 기재하지 않고 단순이첩했고 향후 검찰이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발사주 의혹으로 대선정국을 뒤흔들었으나 윤 당선인 수사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 작성자에 대해 특정 단계서 '혐의없음'으로 처분을 하니 윤 당선인에 대해 수사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현재까지 증거자료에 의하면 윤 당선인 등에 대해서는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윤 당선인과 손 검사가 입건된 판사사찰 의혹 사건과 박지원 국정원장이 입건된 제보사주 의혹 사건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앞선 사건들과 달리 공소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기소한 이유에 대해선 "공소심의위원회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위원들의 의결 사안을 존중하고 내부적으로 수집된 증거와 법리를 기준으로 처분했다"고만 답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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