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검수완박' 대통령 거부권 행사 요청‥​박범계 장관에 건의

한동훈 장관 취임 후 법무부TF 구성해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 김선일 기자l승인2022.05.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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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검찰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요청해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일선 검사들로부터 취합한 '검수완박 반대' 호소문을 늦어도 3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자료사진]

대검찰청은 2일 오후 "법무부 장관에게 헌법 53조 및 법제업무 운영규정 13조 2항 등에 따라 법제처장에게 재의요구 심사를 의뢰하고, 재의요구안을 국무회의에 제출할 것을 건의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돼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는데, 대통령은 법안에 이의가 있을 때 이 15일 기간 안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돌려보내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법제업무 운영규정 13조 2항은 법령안 주관기관의 장과 의원 발의법률안 소관기관의 장('검수완박' 법안의 경우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의결돼 정부로 이송된 법률안 중 재의 요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법률안이 있을 때 법제처장에게 심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지만 대검은 포기하지 않고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 역시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 마지막 호소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정부입법정책협의회 소집도 법제처에 건의했다. 이 역시 문 대통령에게 오는 3일 국무회의에서 법안을 공포하지 말고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절차다.

대검이 유명무실화된 법제처 규정까지 동원한 것은 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 법안 공포까지 마치려는 민주당의 독주 시간표를 늦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수완박 법안을 막아달라는 일선 검사와 수사관 등 검찰청 직원 수천 명의 글을 취합했고 이를 늦어도 3일까지 청와대로 발송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3000명의 호소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3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는 남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의 공포를 위해 3일로 예정된 국무회의 개최 시점도 늦춰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했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관련 대통령 면담 및 거부권 행사요구 릴레이 피켓시위를 하기 전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회 법안 처리 이후로 국무회의 시간을 조정한다면 검찰로서는 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 등을 기대할 여지가 남지 않게 된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남은 카드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다.

대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법무부에 검수완박 관련 헌법재판TF(전담조직)를 설치한 뒤 이달 말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대검에 위헌성검토TF를 설치해 대응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는데 한동훈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공식 취임하면 TF를 법무부에 꾸리고 공동 대응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사 개인과 검찰청이 국가기관으로서 권한쟁의심판 청구 당사자에 해당하는지 학계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사자 적격 논란이 비교적 적은 법무부장관이 청구인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대검은 법무부와 협의해 5월 말에서 6월 초 권한쟁의심판을 정식 청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법 제61조에 따르면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및 지자체 상호 간에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으면 해당 국가기관 또는 지자체가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검찰은 '검수완박'이 검사의 수사 대상을 제한해 헌법상 검사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본다. 헌법에서 검찰의 수사권을 전제하고 있다는 논리에서다. 대검 관계자는 "헌법에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기재됐다는 것은 검사를 한국 형사소송법 집행시스템에서 소추권자로 규정한 것"이라며 "소추권은 수사와 기소, 공판권을 아우르는 것이며 헌법이 보장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수사권을 전제로 한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 입법 절차의 위헌성과 관련해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9일 민주당의 법사위 안건조정위 강행 처리를 놓고 헌재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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