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학계 "검수완박은 '위헌' 한목소리‥공수처는 되고 검찰은 안 돼?"

"기본권 침해·수사공백 심각"···검찰측 "교각살우 우려" 김선일 기자l승인2022.04.2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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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긴급토론회 "헌법 12조·16조·28조·89조 저촉돼 위헌"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법조계와 학계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졸속 처리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개선 방안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특히 헌법 불합치 논란과 관련해선 위헌 가능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수 터져나왔다. 영장청구권 관련 헌법조항 외에도 다른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란 주장도 나왔다.

◇ "공수처는 되고 검찰은 안 되는 이유는 뭐?···수사공백 심각"

대한변호사협회는 서울지방변호사회·한국형사소송법학회와 공동으로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에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개선방안'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광수 변호사는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1년 만에 다시 검찰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내세워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어떤 문제점 때문인지 의문"이라며 "(검수완박은)경찰도 죽이고 국민도 죽이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 변호사는 현정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돼 수사·기소권을 행사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이 당위성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는 괜찮고 검찰은 안 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라며 "공수처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검찰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새로운 제도를 들고 나오는 게 타당한 건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검찰에게 수사권이 전혀 인정되지 않는 나라는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들(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이외에는 거의 없다"며 "OECD 35개국 중에서 검찰의 수사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8개국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검수완박을 선진국형 수사·기소 분리로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민주당이 검찰 대안으로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내세우는데 대해서도 "아직 설치되지도 않은 기관에게 이관하기 위해 당장 검찰의 6대범죄 수사권을 박탈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수사 공백으로 인한 범죄의 기승 및 인권보호의 사각지대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라며 "같은 중대범죄수사청(SFO)을 모델로 한 공수처와의 관계도 문제된다"고 꼬집었다.

◇ "헌법 12조·16조·28조·89조 저촉"···검찰측 "국민피해 심각"

검수완박 찬반을 두고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 중 하나는 위헌성 논란이다. 이중에서도 헌법 12조3항과 헌법 16조의 '영장청구권' 관련 검사의 역할 관련한 내용의 해석이 찬반론자 사이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개선 방안에 대한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법조계와 학계 참석자들은 위헌성 부분에 보다 힘을 실으며 검수완박에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영장청구권 뿐 아니라 헌법 제 28조와 89조 등 개정안이 기본권 침해 요소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순옥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바라보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의미조차 망각했다"며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 신청을 막아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줄이고자 하는 것인데 개정안에는 검사의 직접 구속영장 청구도 불가하도록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호선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수사과정에서의 준사법적 통제를 염두에 둔 것이기에 그 역할을 기계적인 '영장신청배달원' 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위헌"이라며 "수사가 최종 목표에 도달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권한이 검찰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고 헌법 제28조 위반 소지를 지적했다.

이완규 변호사 역시 헌법 제28조와 상충되는 점을 지적하며 "검사에게 공소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해 필수적인 보완수사권은 인정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범위로 축소하면 적절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서 임명해야 할 고위공직자의 하나로 검찰총장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헌법의 명문규정에 반하여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바꾸는 것은 위헌이 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을 대표해 참석한 현직 검사들은 검수완박 법안의 재고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기명 인천지검 검사는 "검수완박이 되면 검찰은 사건 송치 기록만 검토하고 의견 청취할 수만 있고 수사가 미진해도 재수사하거나 압수수색을 할 수도 없다"며 "혐의불충분으로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불기소가 돼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범죄자가 죗값을 치르지 않고 검찰의 수사경험도 모두 증발해 버릴 것"이라며 "검수완박이 형사시스템과 국민생활에 미칠 영향이 너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손정아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도 "검사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검사제도의 기본적인 목적조차 달성하지 못하는 교각살우의 누를 범하지 않도록 학계와 법조계,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교한 형사사법시스템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검찰의 검수완박 반대 여론전도 계속되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의장실을 찾아 중재를 호소했다. 김 총장은 이후 취재진에게 "이대로 가면 재판도 지연되고 국민의 피해 회복도 지연되고, 범죄자의 처벌도 지연되는 여러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평검사와 부장검사들도 대표회의를 열고 법안 반대를 피력했다.

▲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개선 방안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검찰개혁 또는 검찰무력화 스크린 화면과 시계의 다중노출 촬영. [뉴스1]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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