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수완박' 찬성 성명 '대표성' 논란‥"수사·형사 경찰은 더 반대"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서 '경찰 대표 의견 아니다' 지적 김선일 기자l승인2022.04.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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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 직장협의회장 241명 중 139명만 검수완박 찬성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이달 중 처리하겠다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7일 전국경찰직장인협의회에서 '검수완박' 찬성 성명을 낸 것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 '대표성 논란'이 나왔다.

▲ 20일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전국경찰직장인협의회 찬성 성명은 대표성이 없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뉴스1]

17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5만3000명의 직협 회원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위해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찬성한다"며 찬성 성명을 냈다.

경찰직협은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 혜택은 국민에게'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통해 "모든 민주국가 정부 구성의 보편적 기준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수사와 기소를 분리함으로써 경찰과 검찰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검사의 직접 수사권 폐지는 진정한 수사·기소 분리"라고 밝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5만3000명 규모로, 전국 경찰 15만 여명의 1/3을 차지한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 다수의 의견이 아닌데 마치 경찰을 대표하는 의견처럼 나왔다"는 지적이다.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검수완박에 대한 수사경찰 주류 입장'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블라인드는 가입시 소속 직장 이메일 인증을 거쳐 소속을 확인하고, 글을 쓰면 닉네임 옆에 소속 직장명이 표시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다.

게시글 작성자는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요지부터 말하면 압도적 다수의 '수사, 형사 경찰'은 검수완박에 대해 극히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 20일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전국경찰직장인협의회 찬성 성명은 대표성이 없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뉴스1]

이어 "검수완박을 찬성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협의회 소속'으로, 전국경찰직협 5만3000명의 회원이라는 것은 단지 회원수일 뿐 해당 경찰들이 다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직장협의회 규정에 따르면, 직접 수사 업무를 하는 수사관들은 직장협의회 가입이 제한된다. 지역 협의회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른데 시도경찰청 수사관들은 대부분 직협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고, 일선서 수사관들만 일부 가입이 허용된 실정이다.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서는 단연 수사, 형사부서여서 경찰 내부에서도 이들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전국직협 측은 각 경찰서 직협 회장들이 투표해 찬성 성명을 냈다고 해명했다. 전국 직협 회장 241명 중 139명이 검수완박에 찬성 의사를 밝혔고 17명 반대, 나머지는 무응답이라고 전했다. 직협 회장 중 과반이 조금 넘는 회장들만 '찬성'을 한 것을 두고 '5만3000여 명의 회원' 이름으로 찬성 성명을 낸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소속 의원 172명 전원 명의로 '검수완박'법 2건(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6대 중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 사업, 대형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경찰로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달 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법을 공포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8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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