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박 전 대통령과 50분 회동‥과거 일 직접 사과

윤석열 당선인 "면목 없어, 늘 죄송했다"···朴 "건강 잘 챙기시라" 덕담 유상철 기자l승인2022.04.12 10:0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존재감 커진 유영하···홍준표 "구원 정리뿐" 평가 절하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대구에서 회동해 따뜻한 분위기 속에 약 50여분간 덕담을 주고 받았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10년간의 악연으로 얽혔던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대구 사저에서 대화를 하며 서로를 향한 덕담을 주고받는 등 속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3000여 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진 박 전 대통령 사저로 모여 이들을 응원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 지지층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했지만, 이날 만남을 통해 '보수통합의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아 유 변호사의 존재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 변호사와 함께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번 만남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만났다. 예정된 약속시간은 오후 2시로, 윤 당선인은 이보다 조금 이른 오후 1시56분쯤 사저 앞에 도착했다.

윤 당선인은 마중을 나온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 변호사와 "오랜만입니다"라며 악수를 나눈 뒤 유 변호사의 안내로 사저에 들어갔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긴 탁자에 마주보고 앉았고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가 배석했다. 언론에 공개된 사진에서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맞잡았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윤 당선인을 위해 민트차와 한과를 준비했다. 유 변호사는 "당선인이 준비한 한과를 다 드셨다"고 전했다.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위원장은 언론에 공개하고 싶었을 정도로 좋은 자리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국정농단 특검 수사로 옥고를 치러야 했던 만큼 윤 당선인과의 만남이 껄끄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대화 도중 웃음을 보이거나 윤 당선인의 건강을 챙기며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미안한 마음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언론에 전하기도 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언론에 밝히지 못할 속 깊은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전하면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와 내각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를 보고 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했던 분들을 찾아뵙고 어떻게 국정을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서 잠이 잘 안 온다"며 차기 대통령으로서 느끼는 부담감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리가 무겁고 크다. 일단 건강을 많이 챙겨라. 건강해야 격무를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통원 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경호처에 각별히 당부를 하겠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약속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정책에 대한 계승 및 좋은 성과를 널리 알리고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에 나설 뜻도 밝혔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의 브리핑을 통해 전달됐다. 한 시간에 가까운 긴 대화가 진행됐지만 브리핑이 약 13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언론에 밝힌 내용 이상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날 사저 주변에는 약 3000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몰려 이번 만남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화환도 200m 가량 길게 늘어섰다. 이들 시민들은 윤 당선인 차량이 도착하자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대화가 끝날 때까지 현장에서 기다렸고, 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나온 윤 당선인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다.

다만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보수층 내에서는 온도차도 감지됐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 변호사가 이날 또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그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당내 경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두 사람 사이에 악연을 해소하는 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 "누구를 팔아서 선거하는 것은 맞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유 변호사를 견제했다. 그는 자신의 SNS 소통채널인 '청년의 꿈'에서도 "구원(舊怨) 정리 차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경선 주자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서문시장, 동성로 일정을 함께 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만남에 대해서는 어떤 메시지도 게시하지 않았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상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새 정부, 고용노동부 41년 만에 '경제부처로 전환' 논의‥유경준 "바람직"

'의사출신'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 "방역, 민생·안보 고려해 판단"

윤석열 당선인,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방문

尹정부, 나이 계산 기준 '만 나이' 방침‥정착될 수 있을까?

尹 당선인, 경제부총리 추경호·국토 원희룡 등 8인 내각 발표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尹최측근' 권성동 선출

'음주측정 거부·경찰폭행' 래퍼 장용준, 1심 징역 1년 실형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오후 3시 국회 제출

尹, 서초동 자택서 출퇴근 한달‥주민들 "불편 없어. 관저 이동 아쉬워"

檢, 한동훈 채널A 사건 '무혐의' 결정‥"공모증거 없다"

김은혜 '경기지사' 도전 선언‥"윤석열·오세훈과 이미 원팀"

'친문' 최재성, 정계은퇴 선언‥"文과 함께한 시련·영광 함께 퇴장"

정부, 尹집무실 예비비 360억 국무회의 의결‥"정부이양 협조"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사의 표명‥"검사로서 소임 다해 조용히 떠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사퇴‥경기지사 출마에 고심

박홍근 "한덕수, 김앤장서 '18억 고문료'‥어떤 역할인지 국민 의아"

김건희 여사, 후드티 차림에 경찰견 안고 '찰칵'‥취임 전 등판 검토

尹,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한덕수 지명‥"국정과제 수행 적임자"

인수위, 한덕수 '총리 급부상'‥정통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3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