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학력 허위 기재로 체육회장 당선은 "선거 무효"

'최고경영자과정' 밟고···후보등록 땐 '대학원 수료'로 허위 기재 김선일 기자l승인2022.03.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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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선거무효 인정했지만···2심 "학력은 중대한 사항 아냐"
대법서 다시 뒤집혀···"후보자 학력 정확한 정보 제공돼야"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한 지방자치단체 산하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자신의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뒤 당선됐다면, 해당 선거는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 선거 [자료사진]

대법원은 학력은 경력에 속하는 주요사항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봤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 등이 정선군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선거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선거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20년 초 정선군체육회 초대 민선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A씨와 B씨는 당선된 C씨가 후보등록 당시 최종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며 정선군체육회 선관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C씨가 최종학력을 D대학교의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고 등록했으나, 실제로는 D대학교의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기 때문에 허위기재를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C씨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뒤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고 기재한 것은 허위의 학력을 기재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는 선거인단이 C씨의 학력을 오인할 만한 사정이고, 투표에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학력의 허위 기재는 회장 후보로서 선거인들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비난 가능성이 높은 행위"라며 "정선군체육회 선관위가 후보자 등록을 무효로 할만한 중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선군체육회 선관위는 C씨가 중학교 졸업 기재 바로 뒤에 경영대학원 수료를 기재했고, 중학교 졸업 학력으로는 대학원에 입학할 수 없기 때문에 선거인단이 경영대학원 정규과정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C씨가 학력 부분에 '경영대학원 수료'라고 기재한 것은 거짓으로 작성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이 부분이 '중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정선군체육회 회장 후보자의 학력이 주요 판단요소 중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으나 회장 직책을 수행하는 데 학력이 반드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심 판결을 취소했다.

선거인단이 55명에 불과해 후보자들의 능력이나 성품에 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 55명중 49명이 C씨의 학력 기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제출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C씨가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작성했다며 후보자등록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학력은 경력에 속하는 주요사항 중 하나로서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판단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치민다"며 "후보자의 학력에 관하여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경영자과정 수료'가 아닌 '경영대학원 수료'를 기재함에 따라 선거권자는 C씨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함으로써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될 수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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