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檢 강력 반발에 결국 '검사장 공모' 중단

김오수 총장 공개 반대에 박범계 전날 긴급회동 갖고 중단 김선일 기자l승인2022.01.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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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사 위원장으로 하는 중대재해 자문기구 대검에 설치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검사장 공모를 통해 외부 인사를 발탁하려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시도가 검찰의 강력 반발에 밀려 중단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사장 외부 공모 수용 불가 의견을 낸지 이틀만이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법무부는 21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박 장관이 전날 김 총장과 긴급 만찬 회동을 갖고 중대재해와 노동인권 전문가 발탁을 위한 검사장 공모 임용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검사장 외부 공모를 둘러싼 법무-검찰 갈등은 5일만에 정리됐다.

검사장 공모를 중단하는 대신, 대검찰청에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중대재해 관련 자문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자문기구가 중대재해 사건 관련 효율적 초동수사 방안과 실질적 양형인자 발굴, 새로운 위험에 대한 법리 연구 개발 등을 담당하고, 검찰총장은 자문기구의 권고사항에 대해 실효적으로 이행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중대재해와 노동인권 분야 검찰의 획기적 역량 강화와 근본적 인식 변화를 위해 노동인권 전문성과 감수성이 높은 검사를 양성하기로 합의했다. 

법무부와 대검은 중대재해 사건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관련 최우선 조치로 대검은 건설현장에서 라이프라인(일명 생명띠) 착용을 위해 일정기간 특별계도하고 계도기간 경과 후 이를 위반해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앞서 법무부가 지난 17일 산업재해분야 전문가에 대한 검사장 외부공모에 나서자 감찰이나 정책부서가 아닌 수사라인의 검사장을 외부에서 뽑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검찰이 거세게 반발했다. 검찰 내부에선 중대재해 사건 수사는 빌미일 뿐 앞으로 수사 지휘라인 검사장까지 외부에 개방하려는 시도라는 반대 여론이 형성됐다.

이같은 반발 기류에 박 장관은 지난 18일 알박기 인사나 내정 인사가 아니라고 일축하면서 "검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충분히 알고 있고 검찰 내부 여론이 있다면 반영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의 발언 다음날인 19일 오후 김 총장은 일선 고·지검장 등에게 공지를 보내 "지난 1월17일 법무부에서 중대재해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대검 검사급(검사장) 검사를 신규 임용한다는 취지의 공고를 했다"며 "이와 관련해 총장님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명시적으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Δ검찰청법 등 인사 관련 법령과 직제 규정 취지에 저촉될 소지가 있고 Δ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Δ검찰 내부구성원들의 자존감과 사기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검사장 외부 공모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명시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반대 의견을 내기에 앞서 열린 대검 부장회의에서는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 외부 공모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검찰 내에서도 검사장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퇴직이 불가한데 정치권 등 외부 인사를 검사장에 임명해 수사 지휘를 맡긴다면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김 총장이 수용 불가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면서 법무-검찰 갈등 재점화 조짐이 나타났다.

그러자 지난 19일 박 장관은 "(김오수 검찰총장의)염려와 걱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중대재해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은 아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박 장관은 이후 언론에 알리지 않고 김 총장과 만찬을 잡아 검사장 공모를 철회했다. 

이번 인사 논란으로 법무-검찰 갈등이 깊어질 경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박 장관이 김 총장의 의견을 수용해 서둘러 갈등 봉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50여일 앞둔 시점에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며 '알박기 인사' 등 논란을 계속 가져가는 위험 부담을 지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읽힌다.

지난해 6월에도 박 장관은 검찰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검찰 내 반발 기류가 형성되자 김 총장과 두 차례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눈 끝에 '직접수사시 장관 승인' 조건을 삭제한 바 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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