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빈소 이튿날, 반기문·박철언·5공인사들 조문 이어져

이재오, "당시 정권 때 두 번이나 감옥…정치인으로 조문하는 건 마땅한 예의" 유상철 기자l승인2021.11.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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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향년 90세로 별세한 가운데, 고인의 빈소가 마련되고 이틀째인 24일에도 정국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제5공화국 당시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날 조문을 온 반 전 총장은 "여러 가지 공과에 대해 역사가 계속 평가할 것이다. 특히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사과를 밝히지 않은 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인간 모두 명암이 있고, 전 전 대통령도 명암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한때 대한민국 대통령을 거친 분이다. 우선 유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걸 계기로 역사에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문상을 왔다"면서 "인간은 공과가 다 있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과가 많은 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의 빈소는 전날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상주는 부인 이순자 여사와 장남 재국씨, 차남 재용씨, 삼남 재만씨, 딸 효선씨 등이다.

빈소 내부엔 이명박 전 대통령,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근조화환이 자리했다. 이날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도 도착했다.

워낙 논란이 컸던 전 전 대통령의 빈소는 지난달 26일 사망한 '12·12쿠데타 동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에 비해 비교적 조문객이 한산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에 비해, 전 전 대통령 빈소는 그 보다 드문드문 조문이 이어졌다.

이미 청와대는 전 전 대통령에게 조화와 조문을 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조문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홍준표 의원은 당초 조문을 하겠다고 했지만, 주위의 만류로 이를 번복했다.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나는 전두환 정권 때 두 번이나 감옥에 갔던 사람"이라며 "전 전 대통령이 생전에 한 일은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니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문하는 건 마땅한 예의"라고 말했다.

고인과 함께했던 제5공화국 당시 인사들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5공화국 헌법 기초 작업에 참여하고 안기부 특별보좌관을 지낸 '6공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은 "집권 과정에 엄청난 과오도 있었지만, 재임 기간 공적이 대단하다"면서 "아픈 역사를 떠나보내고 미래를 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 민주화운동에 있었던 비극적 상황에 대해 마음 아파하고 아픔을 치유해야 할 것 아니냐고 고심하는 것을 곁에서 봤다"며 "광주 아픔이 엄청나겠지만 이제 용서하고 화해하는 마음을 가져주면 좋지 않겠나 한다"고 밝혔다.

제5공화국에서 마지막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용갑 전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아무리 국민들에게 나쁜 짓을 했다고 해도 산골짝 어느 깊은 조그만 모퉁이에 한 몸 누이는걸 허용할 수 있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또 이날 정영의 전 재무부 장관, 사공일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조남풍 전 국군보안사령관도 조문했다. 아울러 전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칩거할 당시 동행했던 차찬회 전 대통령경호실 기획실장도 빈소에 다녀갔다.

이날 오전까지 전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 주변에서 시민단체 항의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정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통원 치료 중이었다.

고인이 생전에 회고록에 담은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보이는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그날을 맞고 싶다'고 남긴 내용은 사실상 그의 유언이 됐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 측은 가족장을 치른 후 고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예정이다.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이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 화환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씨의 빈소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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