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규명 주도권 잃은 경찰‥40일째 성과 없어

'닭 쫓다 지붕만' 자조도…수사팀 "실체적 진실 밝히려 노력중" 김선일 기자l승인2021.11.0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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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경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수사가 40일째 공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회의실에서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상황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9월말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며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던 것과 달리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다.

수사는 검찰이 주도권을 쥐게 됐고, 경찰 내부에서는 '닭 쫓던 x' 신세가 됐다는 자조도 나온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9월29일 국가수사본부로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수수 의혹', 화천대유 관련 수상한 자금흐름 관련 내사 등 3건을 이송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국수본 집중 지휘 사건으로 관련 사안을 이송받은 경찰은 처음엔 수사에 속도를 내는듯 했다.

경찰은 경기남부청 반부패수사대 수사관 27명과 서울청 지원 수사관 11명 등 38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사흘만인 10월1일에는 수사팀 규모를 62명으로 확대했다.

사건 이송 당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고발인인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였고, 이튿날인 9월30일에는 곽 의원 아들 퇴직금 사안을 고발한 신승목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 대표를 조사했다.

아울러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를 비롯해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 등 핵심인물 9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후 천화동인 1호 이한성 대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을 조사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도 검찰에 앞서 확보했다.

하지만 경찰의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곽병채씨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고, 다른 핵심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검찰과 중복 지적을 받으며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출국금지 조치 이후 경찰이 대장동 관련 피의자들에 대해 신병처리를 이끌어 낸 사례도 없었다. 유 전 본부장 휴대전화는 텔레그램 비밀번호 등을 확보하지 못해 여전히 포렌식 중이다.

전담수사팀 62명이 40일간 수사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주도권을 놓쳤다' '차라리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했어야 했다' '닭 쫓다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등 불만과 자조가 나오고 있다.

경찰 수사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 달 동안 뭐했느냐 이런 질책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수사 상황이 민감하다. 분명한 것으로 저희에게 주어진 사명이기에 더 치밀하게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사가 중복이 된다고해서 '단점이다'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라고 볼 수는 없다. 수사라는 것은 살아 있는 생물이고 어느쪽으로 튈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폭넓게 수사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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