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세탁 혐의' 北 사업가, 미국 압송 후 FBI 구금

유상철 기자l승인2021.03.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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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 FBI가 말레이시아에서 돈세탁 혐의 등으로 송환된 북한 국적자를 체포했다.

▲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사진=YTN방송화면 캡처]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0일 북한 국적 문철명 씨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체포됐다. 이로써 문씨는 재판을 위해 미국으로 송환된 최초의 북한 국적자가 됐다

불법 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문씨는 최근 말레이시아 대법원의 인도 결정에 따라 미국으로 넘겨진 뒤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2일 워싱턴 연방 판사는 돈세탁과 공모 혐의로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문씨는 유엔제재를 어기고 말레이시아에서 10년을 거주하며 사치품 등을 북한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문씨를 인도하기로 합의했지만 문씨는 자신이 받고 있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문씨의 변호인은 "문씨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 측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인도 결정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려는 압박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정치적 움직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와 관련한 언론의 질문에는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핵위기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북-미 간 적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말레이시아가 문씨를 미국으로 송환하자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이에 따라 21일,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은 48시간 안에 떠나라는 요구에 맞춰 대사관에서 나와 상하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쿠알라룸푸르 교외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에 걸려있던 북한 국기와 현수막도 철거됐다.

쿠알라룸푸르 주재 김유성 북한 대사 대리는 "말레이시아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미국에 굴복했고, 북한을 고립시키고 목 졸라매기 위한 미국의 음모에 가담했다"고 비난했다.

김 대사 대리는 공항에 가기 전 대사관에 간단한 성명을 내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결과물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 음모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 당국이 마침내 우리 시민을 미국에 넘겼고, 이는 주권 존중에 따른 양국 관계의 근간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말레이시아 당국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지지했다"며 "말레이시아가 무고한 우리 국민을 미국에 인도함에 따라 양국관계의 근간을 송두리째 파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와의 단절은 북한이 워싱턴 핵 협상 복귀 가능성을 남겨 두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에 분노를 표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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