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발각될까 홀로 출산후 영아 숨지게 한 태국인 집행유예

김선일 기자l승인2020.11.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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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미등록 신분의 태국 여성이 국내에서 홀로 출산한 뒤 아이에게 모유 수유 등 산후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 서울동부지법 [자료사진]

이 여성은 '불법체류' 신분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태국인 국적의 30대 여성 A씨에게 지난 13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29일 오후 8시쯤 서울 관악구 모처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출산 직후 아이의 코와 입에 있는 양수를 제거하거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산후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아이를 위한 최소한의 산후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출산 경험이 있어 출산 직후 모유를 수유하는 등 산후조치를 해야 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A씨는 같은날 밤 10~11시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사망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그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안에 그대로 눕혀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가 미등록신분이 발각될까봐 건강에 이상이 있던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5월 국내에 입국한 A씨는 체류기한인 그해 8월이 지난뒤 국내에 남아 미등록 신분으로 마사지업소에서 일을 했다. 그는 업소 손님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해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국말을 할 줄 몰라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 업주가 원치 않아 병원에 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평소 그가 한국인과 태국인 지인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병원에 갈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그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아이를 살해하려한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살리려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아이는 이 범행으로 인해 삶의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하고 사망했다"며 "범행의 결과가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에서 홀로 마사지업에 종사하던 A씨가 불법체류자 신분이 발각될 경우 추방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이후 A씨가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받아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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