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석 슈퍼여당' 민심 모르는 독주‥고개드는 '위기론'

'월세 사는 세상?' '천박한 서울' '후레자식'…민심 동떨어진 잇단 발언 도마 위에 유상철 기자l승인2020.08.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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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前의원 "서울서 통합당에 9.4%포인트 뒤져"…당 위기론 설파
당내도 '공감능력 떨어진다' 지적……"상당히 걱정되는 상황"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176석 슈퍼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는 여론과 함께 위기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2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김부겸 이낙연 후보.

최근 잇따라 삐거덕거리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에 이어 '천박한 서울', '전세는 없어지고 월세 사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등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올라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은 2일 대구 시·도당 대의원대회에서 "어떤 여론조사에서 서울에서조차 미래통합당이 우리 민주당을 앞섰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금 위기는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희들한테 많은 경고장이 날아온다. 내년 4월 실시할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쉽지 않다"고 위기론을 부각했다.

김 전 의원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1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로, 서울 지역 민주당 지지도가 31.4%로 통합당(40.8%)에 9.4%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위기의식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그동안 긍정적이었던 여론조사와는 결과가 달라 당혹스러웠다"며 "부동산 문제, 이해찬 대표의 '서울, 천박한 도시' 발언 등이 모두 얽혀서 좋지 않은 영향이 있겠다 싶었다. 상당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 관련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황에서 사건의 전말이 수사중이지만 정황적으로 피해자에게 민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집권 여당 대표가 기자의 질문에 '예의가 아이다'며 편향된 의중을 보이며 '후레자식' '나쁜자식 같으니라고' 등 한참 동안 분노하는 모습으로 막말 발언을 내 뱉은 것도 민심을 실추하는데 크게 가세한 꼴이 됐다. 

여기에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전세 소멸' 발언까지 겹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 계약갱신·전월세상한제가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7월31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이날 법 통과로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대차3법'이 전세 제도를 없앨 것이라는 통합당의 지적에 대해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오며,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세를 사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이미 그 금리만큼을 사실상 월세 개념으로 내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가웠다. 월세 마련에 허덕이느라 삶의 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현실과, 월세에 비해 전세가 주는 최소한의 심리적 안정감조차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도 '공감능력이 결핍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재선 의원은 "발언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서민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특히 다주택자인 윤 의원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북 정읍시·고창군을 지역구로 하는 윤 의원은 서울 마포구와 은평구에 집을 보유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에 이어 최근 행정수도 이전 문제, 박 전 서울시장 사태까지 여당에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향후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일단 당 지도부에서는 연론조사상 서울 지역의 지지율이 뒤집혔다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개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만 이를 계기로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련의 사안들을 엄중히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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