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1대 국회 개원연설‥"권력기관 개혁 완수해 달라"

1987년 이후 가장 늦은 국회 개원연설…공수처 출범 등 호소 유상철 기자l승인2020.07.1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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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과 부동산대책, 한반도 평화…권력기관 개혁 등 호소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87년 이후 선출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늦은 '국회 개원연설'에 나섰다. 21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48일 만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오후 2시께 약 9300자에 이르는 21대 국회 개원연설문에서 한국판 뉴딜과 부동산대책, 한반도 평화, 권력기관 개혁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으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21대 국회가 권력기관 개혁을 완수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21대 국회 개원을 두고 여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문은 총 아홉 번에 걸쳐 수정됐다(관련기사 : 아홉번 고쳐 쓴 끝에... 문 대통령, 16일 국회 개원연설 / "주말 반납하고 썼는데..." 사장 위기 처한 문 대통령 '개원연설문').

◇ 20대 국회와 21대 국회…"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해야"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입법 성과에 의해 우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라며 "일본의 수출규제를 이겨내는 데도 20대 국회의 역할이 컸고, 1·2차 추경을 신속히 처리하는 등 코로나 위기대응에도 임기 마지막까지 애써줬다"라고 '20대 국회'를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뼈아픈 말씀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라며 "20대 국회의 성과와 노고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평가가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 정치의식은 계속 높아지는데 현실정치가 뒤따라가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라며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라며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면서 더 나은 정치와 정책으로 경쟁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 한국판 뉴딜…"'위기=불평등 심화' 공식을 깨겠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추진을 공식선언한 뒤 종합계획(13일)까지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발전전략이다"라며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다.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의 설계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판 뉴딜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으로 추진할 것이다"라며 "디지털 문명과 그린 혁명은 세계가 함께 나아가야 할 인류의 미래다"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도도한 세계사적 흐름에서 앞서나가겠다"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로, 대한민국을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에 두는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계약이다"라며 지금의 위기를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약속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전국 대상 고용보험의 단계적 확대, 프리랜서·플랫폼노동자 등에 대한 고용안전망 확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폐지(2022년까지), 상병수당 시범 도입 등을 들었다.

◇ 부동산 대책…"주택공급 확대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민생'과 '공정경제'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도 국회와 정부가 시급히 답해야 한다"라며 "지금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다"라고 부동산 문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은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에서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없다"라며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해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반면에 1가구 1주택의 실거주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서민들과 청년 등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라며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도 협조해 주기 바란다"라며 "'임대차 3법'을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들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정부의 대책은 언제나 반쪽짜리 대책이 되고 말 것이다"라고 국회의 협조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21대 국회에서 꼭 처리되어야 할 입법으로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 감독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유통산업 발전법' 등을 지목했다.

◇ 한반도 평화…"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결코 멈춰서는 안돼"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취약하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어렵게 만들어낸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성과들은 아직까지 미완성이다"라며 "아직까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당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라며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 대화만이 남북 간의 신뢰를 키우는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과 북이 합의한 '전쟁불용' '상호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함께 이행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남북관계의 뒷걸음질 없는 전진,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을 국회가 담보해준다면 '한반도 평화'의 추진 기반이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들의 '제도화'와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도 21대 국회에서 꼭 성사되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남북정상회담 성과들의 제도화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등의 국회 비준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대륙으로 이어지는 것만으로도 남과 북은 엄청난 물류경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평화는 무궁무진한 일자리의 기회를 늘려준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가 힘을 모아주신다면, 우리는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을 더 적극적으로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영속시키는 방안이 될 수도 있고, 코로나 위기 등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지역협력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공수처-검경수사권 조정…"20년 넘게 이루지 못했던 개혁과제"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시대정신인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도 국회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라며 "우리 국민이 가진 혁신의 DNA는 '공정한 사회'라는 믿음이 있어야 더 큰 힘을 발휘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이루지 못했던 개혁과제인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을 20대 국회에서 마련해 권력기관 개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가 법률로 정한 공수처 출범일이 이미 지났다"라며 "정부는 하위 법령을 정비하는 등 준비를 마쳤으나 공수처장 임명을 비롯해 국회가 결정해줘야 할 일들이 아직 안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기 중에 추천을 완료하고 인사청문회도 기한 안에 열어주실 것을 거듭 당부드리며, 21대 국회가 권력기관 개혁을 완수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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