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가해자 3인방과 '팀닥터' 사전 공모 의혹

'팀닥터' 안주현씨, 체육회에 먼저 전화해 폭행 인정하고 감독 봐달라고 해 홍정인 기자l승인2020.07.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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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홍정인 기자]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인 고(故)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가운데 최 선수를 폭행한 가해자 3명과 또 다른 폭행 가해자인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가 대한체육회 조사에서 입을 맞춘 정황이 포착됐다.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직장 운동부 감독 A씨(왼쪽부터), 코치 B씨, 선수 C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운동처방사로 고인을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녹취록에 등장하는 안주현 씨는 지난 6월23일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조사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을 감싼 것으로 드러났다.

최 선수가 삶을 마감하기 사흘 전의 일이다. 안씨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술을 먹고 최 선수를 불러 뺨을 몇 차례 때렸고, 폭행 사유는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체육회에 제출했다.

또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이 자신을 제지해 진정시켰고, 경찰 조사에서도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김 감독을 향한 오해와 누명을 풀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팀과 관계자들에게 누를 끼친 점을 사죄한다"고 했다.

체육회는 앞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 때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의 경과보고에 안씨의 진술서를 받았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4월8일 최 선수의 폭행·폭언 피해 사실을 접수한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는 신고서에 적시된 김규봉 감독과 여자 선수 A, 남자 선수 B 등 가해자 3명의 조사를 먼저 진행했다고 한다.

의사 면허가 없는데도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씨는 가해자 명단에 없었고, 체육인도 아니었기에 조사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체육회는 설명했다.

그러다가 안씨가 먼저 체육회에 폭행 사실을 인정하는 전화를 해 고인을 때린 또 다른 가해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체육회는 덧붙였다.

이미 체육계 공인으로서 폭행 가해자로 적시된 김 감독과 A 선수는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최 선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일반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안씨가 체육회 조사 두 달 만에 뒤늦게 폭행 사실을 자인하고 감독을 옹호한 점은 여러 의혹을 낳기에 충분하다.

안씨가 현직 감독과 선수를 보호하려고 사전 모의를 거쳐 독자적인 폭행으로 몰아간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경주시청 철인 3종 팀은 김 감독과 A 선수의 왕국"이었다던 고인 동료들의 용기 있는 폭로와 녹취록과 같은 폭행·폭언의 여러 정황 증거에도 두 가해자가 상임위 증언에서 "때린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의혹을 부인한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7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쳐 폭행·폭언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쳐 김 감독과 A 선수의 영구제명, 남자 B 선수의 10년 자격 정지를 각각 결정했다.

또 성추행 의혹에도 연루된 안씨를 고소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홍정인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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