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법부장관, 검찰 수사지휘권 발동‥尹총장 '수용 여부' 고심

'검언유착' 자문단 소집 중단·수사 독립성 보장 지시…檢총장 거취 문제로 확전 우려 김선일 기자l승인2020.07.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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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내일 자문단 취소·검사장회의 소집…수용 여부 논의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2일 전격 발동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추 장관은 전날 '결단'을 예고한 지 하루 만에 대검찰청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 중단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 보장을 지휘했다.

수사팀의 반대에도 전문자문단 소집을 강행하던 윤 총장의 '마이웨이'에 제동이 걸린 셈이어서 윤 총장의 지휘 수용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총장은 일단 3일로 예정됐던 전문자문단 회의를 취소하고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해 수사 지휘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윤 총장의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로 확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추미애 "전문자문단 소집 중단하고 수사 독립성 보장하라"

대검은 추 장관이 2일 윤 총장을 상대로 전문자문단 소집 중단과 수사 독립성 보장을 지시한 직후 대검부장 회의를 열고 다음 날 예정된 전문자문단 회의는 취소하기로 했다.

다만 아직 전문자문단 소집을 완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윤 총장은 3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뒤 수사지휘 수용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신중한 의사 결정 과정이라는 해석과 전국 검사장의 신임을 등에 업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윤 총장이 검사장 회의 의견을 토대로 전문자문단 소집을 강행할 경우 검찰총장이 법으로 보장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지난 15일 오전 열린 종합편성채널 채널A 협박성 취재 및 검찰-언론 유착 의혹 사건 관련 추가고발 기자회견에서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왼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다만 윤 총장이 과거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이끌 때 외압 의혹을 폭로하며 '항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추 장관의 수사 지휘가 부당하다고 보고 거부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 전문자문단 소집 윤석열 '자충수'였나…거취 문제로 확대될 수도

추 장관의 전격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이번 사건의 파문이 윤 총장의 거취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과 상반된 방향으로 수사를 전환하고자 할 때 발동됐다. 검찰이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을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건 이 때문이다.

2005년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압박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윤 총장의 거취 고민을 자극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 총장이 과거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 때와 달리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데는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일방적인 전문자문단 소집 강행이 결국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야기하는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자문단이 대검 측 추천위원만으로 구성되면서 회의 결과와 무관하게 윤 총장에게 '악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전문자문단이 수사팀의 손을 들어주면 윤 총장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고 대검 측에 유리한 권고를 해도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면 검언유착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모 기자와 공모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장은 수사팀으로부터 전날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전문자문단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출석하겠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 "전문자문단 소집 추진 무리수" vs "서울중앙지검 수사 강행이 문제"

대검 측의 무리한 전문자문단 소집 추진은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윤 총장이 이 사건의 수사 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일임해놓고 직권으로 전문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것에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이 쏟아졌다.

대검 예규에는 수사 과정에서 다양한 이견이 있을 때 자문할 수 있는 협의체로 대검 부장회의, 지방검찰청 부장검사 회의, 전문수사자문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대검 부장회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윤 총장은 대검 부장회의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했다. 한 사건에 대해 2개의 협의체가 동시 가동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 검찰 안팎의 지적이다.

반면 수사팀의 항명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통상적인 대검의 수사 지휘를 거부하면서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세워놓고서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전문자문단 소집에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검 측은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대검에 보고했으면서 이제 와서 실체 진실과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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