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에 "내 지시 절반 잘라먹어‥말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했으면 따라야지…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장관 본 적없다" 김선일 기자l승인2020.06.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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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인권부장에게 총괄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장관의 지시를 사실상 묵살한 것"이라며 처신을 강력 성토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슬기로운 의원생활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추 장관은 25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청법에는 장관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를 검찰총장에게 할 수 있다"며 "지휘했으면 따라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법에는 재지시가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아침에 샤워하면서 '재지시를 해야겠구나'고 결심했다"며 "이후 회의를 소집해 '재지시 하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지시를 하니까 '장관이 엄청 화가 나서 재지시를 내리겠다'고 (직원이) 잘 알아듣고 (검찰에) 전했다"며 "(재지시는) 검찰사에 남는 치명적 모욕이지만 그날은 재지시로 압박하며 수습돼 넘어갔다"고 했다.

한편, 윤 총장이 앞서 지난 24일 "미래 사회 발전을 위해 검찰이 강제수사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윤 총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인권중심 수사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 인사말을 통해 "인권중심 수사를 구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 주의와 공판중심주의를 철저히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또 "검찰이 피의자와 참고인의 소환조사에만 집중하기보다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인 간의 신문을 통해 실체적 진실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TF에서 마련한 인권중심 수사 방안이 검찰인권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되면 직접 챙기면서 일선이 변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인권 수사를 위한 TF를 출범시킨 것과 관련해 "인권 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주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대검의 TF는 수사 절차 전반의 제도와 관행을 점검하고 검찰 업무의 패러다임을 '인권보호'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달 16일 구성됐다. 윤 총장과 강일원 검찰인권위원장(전 헌법재판관)은 TF팀장을 맡은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의 위원에게 24일 위촉장을 수여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맨 왼쪽)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선진 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공청회에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맨 오른쪽),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왼쪽 세 번째)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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