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채널A 기자 구속영장 청구"‥대검 "혐의 성립 안돼"

'검언유착 수사' 검찰 내부 갈등 고조…전문수사자문단에 판단 넘겨 김선일 기자l승인2020.06.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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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지휘부 사이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수사팀은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채널A 이모(35)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 수뇌부에서는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은 A 검사장의 공모 정황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지휘를 맡겼다. 그러나 부장회의에 참여하는 검사장들도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채 판단을 전문수사자문단에 넘기기로 했다.

◇ 윤석열, 대검 부장들에 수사지휘 맡겨

22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총장은 이달 4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를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가 주재하는 부장회의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에 공문으로 알렸다.

수사팀은 이보다 하루 앞선 3일 채널A 법조팀장 배모 기자와 홍모 사회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비슷한 시기 A 검사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상황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윤 총장은 언론사 2곳과 측근 검사장이 연루된 사안의 특수성 탓에 '수사팀→대검 형사부장→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기존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휘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사건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 부장들이 공동으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수사지휘 절차를 변경한 것으로 안다"며 "보고와 지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내린 조치일 뿐 윤 총장이 지휘를 회피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수사팀 "채널A 기자 구속영장 청구하겠다"

그러나 대검 차장과 검사장급 5명이 참여하는 부장회의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지난주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이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기자는 지난 3월31일 MBC 보도로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후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하고 노트북 PC를 포맷했다.

▲ 대검찰청 [자료사진]

수사팀이 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하기 전인 이달 14일에는 이 기자의 변호인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다.

부장회의에서는 이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이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자문단을 소집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대검 관계자는 "부장들 사이에서도 판단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 때문에 전문자문단 소집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 '핵심 증거' 녹음파일 놓고 신경전

법조계에서는 한 가지 사건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이처럼 극과 극으로 관점이 엇갈린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각자 전체 증거 중에서 서로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지난 2월13일 이 기자가 A 검사장을 만나 신라젠 의혹과 관련해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핵심 물증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당시 만남에 동석한 후배 기자에게서 녹음파일을 압수했다.

이 기자가 이철(55·수감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 지모(55)씨에게 보여줬다는 다른 대화 녹취록이 공개된 적 있지만 이 기자와 A 검사장은 대화내용 자체를 부인해왔다.

수사팀은 이 녹음파일이 제기된 혐의와 반대되는 증거라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증거자료 중 일부만을 관련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20일 "A 검사장이 이 기자를 만나 '(유시민 의혹에) 관심 없다. 신라젠 사건은 (로비 의혹 사건이 아니라) 다중 피해가 발생한 서민·민생 금융범죄'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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