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아파트 경비원' 추모단체, 폭행주민 검찰 고발‥"악랄한 범죄"

'폭언·폭행' 입주민 고발 잇따라…"청와대 국민청원은 이틀만에 30만 돌파" 김선일 기자l승인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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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아파트 경비원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갑질 의혹이 제기된 주민을 검찰에 고발했다.

▲ 13일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아파트 주민 갑질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노동자 고(故)최희석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입주민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3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의혹이 제기된 50대 주민 A씨를 상해와 협박, 모욕 등 혐의로 고발했다.

추모모임은 "피고발인의 악마 같은 범죄로 고인이 숨졌다"며 "경비노동자에 대한 주민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처벌 부족과 입법적 예방책 미비로 결국 비극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주민은) 고인을 여러 차례 폭행하거나 모욕하고, 허위 진단서로 고인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등 악랄한 범죄의 고의가 명확하다"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형벌을 가해 일벌백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비노동자에 대한 갑질·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라",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등 구호도 외쳤다. 추모모임은 이날 오후 강북구청 앞에서 최씨의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6년 전 주민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압구정동 아파트 경비원도 산재가 인정된 바 있다"며 "고인에 대해 산재 신청을 준비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해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고 들었는데, 현금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며 "해당 아파트에 대해 가압류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씨는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로 주민 A씨와 다툰 뒤, A씨로부터 지속해서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가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입주민 A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故 최희석 씨의 경비실 앞에 12일 입주민이 애도를 하고 있다.

다수 입주민 등의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A씨로부터 지난 21일 최초로 폭행당한 뒤 일주일 이상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최씨는 숨지기 전인 지난달 말 상해와 폭행, 협박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최씨 유서에 '억울하다'는 내용이 남겼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조만간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둔 상태다.

한편, 최씨가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실 앞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는 주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 주민은 "본인의 일을 다 하셨을 뿐인데, 그런 일을 당하셨다니 얼마나 황망하셨느냐"며 "그곳에선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시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입주민은 "제가 임신했을 때 같이 좋아해 주셨는데 너무 안타까운 일이 생겨 원통하고 슬프다"라며 "가해자가 꼭 죗값을 받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최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11일 시작돼 이틀만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30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은 상태다.

최씨의 발인식은 1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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