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 조국, "감찰무마가 아닌 종료‥직권남용 성립 안 돼"

이인걸 특감반장 "추가 감찰 윗선 지시로 중단…외압 있었다" 김선일 기자l승인2020.05.0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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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가족비리와 감찰무마 의혹' 등으로 기소돼 8일 첫 재판이 열리는 가운데 감찰무마 관련 혐의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다.

▲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이인걸 전 특감반장.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가 있는 만큼 조 전 장관 또한,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서초동 중앙지법 청사 앞에 대기하던 취재진들 앞에서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 열린 첫 공판에서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외에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추가기소됐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의 감찰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비위사실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라고 한 것이 전부"라며 "감찰도 중단하게 한 것이 아니라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특감반은 수사하는 곳이 아니고, 강제력 없이 사실 확인 권한만 있다"며 "업무와 관련해서 관련 조사 및 착수 등에 관한 권한만 있다"고 설명했다.

특감반원은 수사기관이 아닌 민정수석비서관의 고유업무를 돕는 보좌기관에 불과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할 만한 권리나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특감반으로서는 법률상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조 전 장관은 최종 결정권을 행사해 유 전 부시장을 조치했다"며 "재량권 남용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어떻게 직권남용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도 자신들이 받는 혐의를 부인했다.

백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백 전 비서관은) 감찰 종료라는 정무적 의견을 제시했고 박 전 비서관과도 합의가 돼 '유 전 부시장 사표' 선에서 감찰을 종료하는 것으로 감찰반원에게 전달했다"며 "이것을 과연 직권남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박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유 전 부시장이 자료 제출 시늉만 하고 급기야 병가를 간 상태에서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감반은 감찰 진행을 못했다"며 "사실관계 확인에 관한 권리행사방해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한) 특별감찰반은 강제권이 없는 곳으로 법령상 허용된 수준 이상의 감찰을 할 수 없으며 이같은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다"며 "이같은 조치가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죄가 되는지 의문이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재판에 첫 증인으로 나온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정상적인 조치 없이 중단됐다며 조 전 장관 측 입장과 상반되는 증언을 했다.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자료사진]

이 전 반장은 감찰 상황과 관련 '특별감찰반(특감반)의 의도와 상관없이 유재수 감찰이 중단된 게 맞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네"라며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위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하니 따랐다"고 말했다.

이 전 반장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당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의 '유재수 구명운동'에도 "계속 감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박 전 비서관의 지시로 작성한 인물이다.

그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이같은 '윗선'의 외압으로 중단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보고서를 중징계 혹은 수사의뢰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강한 어조로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보고서 작성 후에도 유 전 부시장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계속 감찰을 진행했지만, 이후 박 전 비서관으로부터 "홀드하고 있어라. 위(조 전 장관 등)에서 이야기가 돼 감찰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도 밝혔다.

심지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한 이듬해에는 감찰을 담당한 특감반원에 대한 음해성 투서가 들어오는 등 외압이 있었으며 자신도 "실세를 건드린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이 2018년 12월 국회에 출석해 이 사건 마무리 경위와 관련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선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밝힌 대목에 대해 "항공권 비위 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확인해서 근거 약하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반장은 감찰로 드러난 유 전 부시장의 금품수수액만 1000만원이 넘어 이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도 증언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 측은 반대신문에서 법령상 특감반의 업무는 첩보 수집과 사실관계 확인에 국한되며 유 전 부시장을 수사의뢰 등 조치하지 않은 것도 조 전 장관의 결정권 행사라는 취지의 질문을 이어갔다.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측 또한 감찰을 무마할 권한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백 전 비서관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당시 국정기획상황실장 등으로부터 '유재수 구하기'식 구명활동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약 9시간 동안 진행된 첫 재판을 마무리하며 다음 공판을 내달 5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 전 반장 밑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직접 진행한 두 전직 특감반원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재판을 마친 조 전 장관은 "첫 재판 소감이 어땠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자신의 차량을 타고 법원 청사를 떠났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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