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거 거부' 예고만 해도 철퇴‥수거업체 공공으로 교체

현재 폐지 거부 예고 업체, 14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수거 계약 해지 홍정인 기자l승인2020.02.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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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홍정인 기자] 민간업체의 수거 거부 움직임으로 이른바 '폐지 대란' 우려가 고개를 들자 정부가 계약 해지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경고장을 꺼냈다.

▲ 분리수거 합의에도…아파트 단지엔 페트병 '산더미' [자료사진]

환경부는 13일 "앞으로 수거 운반 업체가 폐지 수거를 거부한다고 예고하는 경우 실제로 수거를 거부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공공주택과 민간업체의 수거 계약을 해지하도록 하고 즉시 공공 수거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폐지를 수거하는 단독주택 지역과 달리 현재 아파트 등 공동주택 지역은 주로 민간 업체와 폐지 수거 계약을 맺고 있다.

폐지 대란 우려는 최근 폐지 가격이 하락한 후 일부 아파트에서 수거 거부를 예고하는 업체가 생겨나면서 빚어졌다.

업체들은 중국의 폐지 수입 축소로 폐지 가격이 내려간 상황에서 폐지와 이물질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경우 분류에 추가로 비용이 들어가 채산성이 악화한다며 수거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2018년 재활용 업체들의 폐비닐, 폐스티로폼 등 쓰레기 수거 거부로 촉발된 '쓰레기 대란'이 다시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공공 수거 체계로 전환되면 지자체가 폐지 수거 대행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업체 선정까지는 지자체가 해당 공동 주택 지역의 폐지를 직접 수거한다.

환경부는 또 정당한 사유 없이 폐지 수거를 거부하거나 수집·운반된 폐지 납품을 제한하는 경우 과태료 부과, 영업 정지, 시설 폐쇄 명령 등 엄격하게 행정 처분하라는 지침을 12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아울러 현재 수거 거부를 예고한 업체들에는 14일까지 예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곧바로 공공 수거 대행업체와 계약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환경부는 폐지 수거 거부가 빚어진 근본 원인을 제지사-폐지 압축상-수거업체로 이어지는 시장의 잘못된 계약 관행 때문이라고 보고 다음 달까지 폐지 시장의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상반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폐지 시장에서는 폐지를 거래할 때 별도 계약서 없이 제지업체가 필요한 물량을 수시로 납품받는다.

현장에서 이물질 무게를 어림잡아 측정한 뒤 폐지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수거업체와 폐지 압축상은 정확한 이물질 함량을 놓고 서로 불신할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이외에도 업계 내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실태 조사를 거쳐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 재활용 가능성이 낮은 폐지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재활용 비용을 부담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조속히 도입하기로 했다.

전 세계 폐지 공급 과잉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품질 낮은 수입 폐지의 국내 유입을 제한하는 등 관련 근거 법령도 정비하고 이달 중으로 수입 폐지 품질을 전수 조사한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국민 생활 불편을 담보로 이뤄지는 불법적인 폐지 수거 거부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며 "국민들도 종이류 등 재활용품을 깨끗이 분리 배출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홍정인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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