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마지막까지 혐의 부인‥"아닌 건 아니다"

계획범죄 추궁에 흐느끼며 전면 부인…"언젠가는 모든 게 밝혀질 것" 김선일 기자l승인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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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피고인에 사건 관련 추가 확인 질문…선고공판 20일 오후 2시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에 대해 검찰이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씨의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세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한 고유정의 모습.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씨의 결심공판을 열어 변호인의 최후 변론, 고씨의 최후 진술 등 일련의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7월1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225일 만이다.

고씨는 이날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제 목숨, 제 새끼 등 모든 걸 걸고 아닌 건 아니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랐다.

그는 "이 사건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차라리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해줬으면 아무일도 없었을 텐데, 아빠·엄마 잃고 조부모님이 있다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흐느꼈다.

고씨는 "제가 믿을 곳은 재판부 밖에 없다. 한 번 더 자료 봐주시고 한 번 더 생각해달라. 언젠가는 모든게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고인의 아들이 (전남편 살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법정에서 틀어보였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아들은 당시 자신의 엄마가 피해자(전남편)로부터 공격당해 아파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성폭행 시도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변호인은 또 "의붓아들 살해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은 소설에서도 보지 못 할 어불성설이다.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볼 만한 압도적인 범행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황과 상식에 맞는 재판부의 공정한 판단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앞서 마지막 결론을 내리기 전에 의붓아들 살인 사건에 대해 추가로 피고인에게 확인이 필요한 것이 있다며 몇가지 질문을 2시간 넘게 이어갔다.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이 지난 6월1일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재판부는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 현남편 A씨와 싸우던 도중에 뜬금없이 A씨의 잠버릇에 대해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에 대해 자세히 질문했다.

재판부가 고씨의 계획적 범행 여부를 여러차례 추궁하자 고씨는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다. 전혀 아니다"라고 흐느끼며 부인했다.

고씨는 또 "하늘이 알고 땅이 알텐데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나 할 정도로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억지"라며 "이 사건으로 인해 현남편이 이혼 소송은 물론 돈을 내라는 손해배상 청구서까지 제기했다. 제가 죽였다면 (의붓아들이) 그렇게 예쁜모습으로 꿈에 못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의붓아들이 친엄마와 닮아서 살해한 것 아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씨는 외탁을 많이 해 꼭 빼닮았다면서도 살해 혐의는 끝까지 부인했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씨에 대한 1심 재판의 심리가 이날 모두 마무리됐다. 고씨의 선고공판은 일주일 뒤인 오는 20일 오후 2시 열린다.

한편,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그간 진행된 재판에서 전남편 살해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손괴, 은닉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고씨는 전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은 고씨가 지난해 3월2일 오전 4∼6시께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5)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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