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작품상까지 "쾌거"

101년의 한국영화사 갱신…65년만에 '칸·아카데미' 작품상 동시 석권 홍정인 기자l승인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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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홍정인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수상하면서 '4관왕'을 확정지었다.

▲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이번 영화제에서도 4관왕을 달성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 역사상 101년만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외국어 영화로는 작품상을 처음으로 수상하면서 외국어 영화에 쉽게 벽을 허물어주지 않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의 92년 역사도 갈아치웠다.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동시 수상한 작품은 영화 역사를 통틀어 2번째다. 1955년 미국 영화 '마티'가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받은 이후, 6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영화가 새로 쓴 기념비적인 쾌거에 서울역 안 텔레비전 앞에 모인 시민들은 발걸음도 멈추고 시상식 중계화면 앞에 모여 박수를 보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계되기 시작한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역 텔레비전 앞에서 시민들은 수상 여부를 점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우한폐렴) 우려 속에서도 사람들은 모처럼 들려온 '쾌거' 소식에 기쁨으로 환호했다.

시상식에서 각본상에 이어 국제극영화상, 감독상까지 3개의 상이 하나하나 쌓여갈 때마다 작품상을 향한 시민들의 기대도 함께 쌓였다. 두 번째 상인 국제극영화상을 수상하자 "또 받았어?" 하는 이야기가 들렸고, 세 번째 상인 감독상 수상 장면에서는 시민들이 점점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작품상에서 '기생충'이 호명되자 시민들은 "우와" "진짜" 등 감탄사를 터뜨리며 일제히 박수를 쳤다. 봉 감독과 배우들이 수상소감을 전하러 올라오고, 시상식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자 박수소리는 더욱 커졌다.

감독상은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차례 수상한 후 아시아 감독으로는 2번째 수상이다. 각본상의 경우 아시아계 작가로 최초 수상이며, 외국어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거머쥐는 쾌궈를 이뤄냈다. 오스카 4관왕이다.

이날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일이다. 너무 기쁘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보낸다"고 인사했다.

'기생충' 배급사인 CJ ENM의 모회사 CJ 그룹 이미경 부회장도 무대에 올라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한다. 나는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미소와 독특한 머리스타일, 말하는 방식, 걸음걸이까지. 특별히 감독으로서의 연출 능력을 사랑한다"면서 봉 감독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이날 봉 감독은 감독상 수상 직후 "조금 전에 국제극영화상 수상하고 오늘 할 일 끝났구나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그는 "어렸을 때 항상 가슴에 새긴 말이 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신 분이 바로 '마틴 스코세이지'였다. 내가 학교에서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다"면서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영광을 돌렸다.

또한 봉 감독은 "아직 저희 영화를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언급해 주신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이 계신데 정말 사랑한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쿠엔틴 타란티노에게도 애정을 표했고, 그 외 감독들의 이름도 언급하며 존경의 뜻을 보였다.

그러면서 봉 감독은 "같이 후보에 오른 감독들은 다들 너무나 존경하는 감독들인데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줬다.

봉 감독은 각본상 수상 후에는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게 아니지만 한국에선 첫 번째 상"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이어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제 아내에게도 감사하고 대사를 멋지게 소화해주는 지금 와 있는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한진원 작가는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듯,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며 "충무로 모든 작가와 필름메이커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아카데미,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봉 감독은 국제극영화상 수상 소감을 밝히기 위해 두번째로 무대에 섰다. 그는  "카테고리 이름이 바뀌었다. 외국어영화상이 국제극영화상 이름 바뀐 후 첫번째 상을 받게 돼 의미가 더 깊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다.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고 있다.

또 봉 감독은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멋진 배우와 스태프가 여기 와있다"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이름을 불렀다. 특히 송강호를 비롯한 주역들은 전원 기립해 기쁨을 표했고,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봉 감독은 "아침까지 밤새 술을 마실 준비가 됐다"면서 재치있게 소감의 끝을 맺었다.

한편 1929년부터 시작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일명 '오스카'로도 불리는 미국 최대의 영화 시상식이다.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상을 수여한다.

한국영화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사상 최초로 본상 후보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 이승준감독의 세월호 참사를 다룬 '부재의 기억'은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각각 노미네이트됐다. '부재의 기억'은 수상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크로스로드'를 제작한 바 있는 김한결 프로듀서(34)는 "감독상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이것까지만 받고 위안을 삼아' 하는 걸로 느끼고 작품상 기대를 못했는데 비명을 질렀다"며 "마지막 노미네이트가 나오고 '기생충'을 부르는데 머리가 아득해졌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 프로듀서는 '기생충'을 가리켜 "분석할 게 많고 배울 점도 많은 영화라 세계 어떤 영화제에서도 작품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1929년부터 시작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일명 '오스카'로도 불리는 미국 최대의 영화 시상식이다.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상을 수여한다.

홍정인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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