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또 다시 '마이웨이' 지지도 타격‥두번째 탈당·네번째 창당 수순

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 이어…"실용적 중도정당" 표방 유상철 기자l승인2020.01.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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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비례대표, 동반 탈당 안해…제명 요구할 듯
"힘들고 외로운 길"…막판 혁통위로 '항로 변경' 가능성도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이 귀국 후 바른미래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손학규 대표와 갈등을 겪은 가운데 29일 또 다시 탈당을 결정하면서 향후 정치 행보가 주목된다.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다만 안 전 의원이 신당 창당 등 독자 노선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안 전 의원 역시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라며 이를 시사했다.

안 전 의원은 위기 때마다 탈당과 신당 창당을 반복하면서 정치적 승부수를 던져왔다. 안 전 의원은 2014년 새정치연합 창당을 준비하던 중 민주당과 합당,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가 친노.친문계와의 내부 갈등 끝에 19대 총선을 앞두고 2015년 12월 탈당했다.

이어 2016년 김한길·문병호·유성엽 의원 등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제3의 돌풍을 일으켰고, 이를 토대로 2017년 대권 도전에 나섰다. 대선 패배 후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안 전 의원은 다시 2018년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두번째 탈당 기록을 세운 안 전 의원이 이번에 신당 창당에 나선다면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에 이어 네 번째 창당 시도가 된다.

안 전 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하면서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십 년 한국 사회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용적 중도정당'을 지향하는 신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안철수 신당'의 지향점, 기존 정당과의 차별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화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미 창당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창당이 가능하다"며 "다만 오늘 탈당이 결정된 만큼 신당이 담을 콘텐츠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것이 결정돼야 창당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계인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이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나는 한 분이라도 좋고, 열 분이라도 좋고 어쨌든 내가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당 창당'으로 예상되는 독자 노선 의지를 주변에 밝힌 셈이다.

그러나 신당을 창당해 4·15 총선을 치르는 데 현실적인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이 불과 77일밖에 남지 않은 데다, 현재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7명 가운데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의원이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라는 점이 관건이다.

안 전 의원의 탈당에도 안철수계인 이들 의원이 동반 탈당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일단 바른미래당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제명'을 요구할 계획이지만, 제명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이 방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

여기에 안 전 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잦은 탈당과 창당 등으로 '철수'라는 별명이 나돌 정도로 예전과는 현저하게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세력을 규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 1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1월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안 전 의원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바른미래당 내 일부 당권파 의원들이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안 전 의원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당권파 중진 의원들은 안 전 의원과 손 대표를 중재하려 했으나, 안 전 의원이 만남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곧장 탈당을 선언하면서 오히려 감정의 골이 생긴 모습이다.

한 호남계 당권파 의원은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이 1년 4개월이나 외국에 나가 있어 사람이 조금 변했을 줄 알았는데 결국 변한 것 없이 혼자 하는 정치를 택했다"며 "독자 신당을 하겠다고 하지만 결국은 보수통합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인 임재훈 의원은 전날 안 전 의원과의 오찬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 지지도가) 예전 같지 않고, 국회의원 1∼2명 가지고는 기호를 10번 내외로 받는다"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안 전 의원이 결국 중도·보수 통합을 목표로 내건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안 전 의원은 귀국 이후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국민의당 시절 안 전 의원과 뜻을 함께했던 인사들이 혁통위에 속속 합류하는 상황이다.

혁통위가 그리는 통합·혁신의 그림이 보수보다 중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안 전 의원이 신당의 한계를 절감할 경우 막판에 항로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안철수 대선후보 시절 정책대변인으로, 현재 혁통위원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옛 안철수계' 인사들을 혁통위에 영입하는 자리에서 "안철수 전 대표도 결국은 뜻을 같이하리라고 생각한다. 인내심을 갖고 통합신당 합류를 기다리고 모시려고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안 전 의원이 독자 노선 및 새정치를 앞세워 '세'를 규합, 몸집을 불린 뒤 추후 야권의 정계 개편 움직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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