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 첫 출석 "검찰이 이 잡듯이 뒤져"‥모든 혐의 부인

'사문서 위조·사모펀드 의혹' 첫 재판…시작부터 '이중기소' 공방 김선일 기자l승인2020.01.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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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범행일시·장소 아닌 위조 방법 변경은 문제"…보석 결정은 '시기 상조'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딸 표창장 위조 혐의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후 처음으로 22일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구속영장 실질심사 출석 이후 석 달여 만이다.

▲ 지난해 10월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송인권)는 이날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건과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의 첫 공판을 열었다.

재판 시작 때 재판장이 "직업이 뭔가"라고 묻자 "동양대 교수"라고 답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20분까지 진행된 오전 공판에서 정 교수는 펜으로 메모하기도 하고, 변론하는 변호인을 쳐다보기도 했다.

이날 재판은 먼저 검찰이 모두진술과 기소한 공소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며 시작됐다. 검찰측이 큰 소리로 또박또박 공소사실을 읽어나가자 정 교수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까지 마친 뒤 '이중 기소' 문제 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 2012년 9월7일자 동양대 총장 명의의 딸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두 번 기소된 상태다.

앞선 준비기일에서도 공방을 벌였던 공소장 변경과 관련한 논쟁도 이어졌다. 변호인측은 재판부가 지적했듯 공소사실 동일성 문제를 들어 기존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공소를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처음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범행 시기와 장소 등을 새로 특정했고, 이를 반영해 작년 12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으나 재판부가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별도로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공소장 변경 불허 결정의 부당성에 대해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 받겠다며 첫 기소 사건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 때는 공소장 변경을 두고 재판부와 검찰이 충돌하고 서로 고성이 오가는 이례적인 장면도 빚어졌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공소를 취소해야 함에도 그냥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공소권 남용"이라며 "공소기각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날 정치적으로 기소하는 등 당시부터 논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후까지 진행 예정인 이날 재판에서 정 교수 측은 재판부에 '검찰의 기소가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있다'는 주장도 했다.

변호인은 "사회적 여론에 어쩔 수 없이 수사를 시작했고, 수사 과정의 특수성도 통상 절차와 상관없는 압도적 수사"였다고 말했다.

또 "지난 가족의 삶을 CCTV 들여다보는 것처럼 수사하고, 자기소개서를 보며 사실과 다른 점이 없는지 이 잡듯 뒤지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스펙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면 되지만 변호인측은 10년도 더 돼 목격자도 찾기 어려운 것을 있었다고 입증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이런 점을 충분히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동일한 증거로 병행 심리를 진행할 수 있으니 재판부나 피고인에게도 중복되는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증거를 조사한 이후에 공소권 남용에 관한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 계획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동일성이 없다고 판단한 근거를 제시했다.

재판부는 "범행 일시를 한두 달 바꾸는 것은 동일성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범행 장소를 동양대가 아니라 카페나 원룸 등으로 바꾸더라도 그 정도만으로 동일성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모자를 '성명불상자'라고 했다가 추후 특정한 것에 대해서도 동일성이 없다고 판단할 부분은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첫 공소장에서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고 기재한 위조 방법이 나중에는 스캔·캡처 등 방식을 사용해 이미지를 붙여 넣는 '파일 위조'로 바뀐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날인이란 도장을 찍는 것으로, 사실 행위가 분명히 내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첫 기소 당시 검찰이 제출한 증거 가운데 표창장 파일 위조 부분에 관한 것은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불구속 재판 필요성을 두고 펼쳐진 보석 심문에서 재판부는 "보석 결정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판단을 보류했다.

이날 정 교수는 지난해 10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석달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죄수복이 아닌 회색 재킷과 검은 바지, 갈색 안경을 쓰고 법정에 들어온 정 교수는 굳은 표정으로 재판 과정을 조용히 지켜봤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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