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 재가‥'국회의장 출신' 첫 총리 임기 시작

"책임총리 보장을" 文대통령에 요청, 총리직 제안 수락 때 조건 내걸어…장관 제청권 등 '강한 총리' 구상 유상철 기자l승인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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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0시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전날 정 신임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총리이자 첫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가 됐다.

▲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 [자료사진]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다음날은 정 총리가 참석하는 첫 국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 실시된 국회 본회의 무기명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여야가 참여한 가운데 총리 임명동의안은 찬성 164표, 반대 109표, 무효 4표, 기권 1표(총 278표)로 가결됐다. 총리 인준안을 첫 안건으로 처리했다.

정 총리는 총리 지명 직전인 지난 달 "책임 총리를 보장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형·화합형 총리'보다는 국정 운영을 주도하는 '힘 있는 총리'가 되겠다는 게 정 총리의 구상이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강한 총리의 보좌를 받는 것이 집권 하반기 국정 장악에 유리하다. 이에 따라 정 총리는 정책, 정무는 물론이고 인사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명실상부한 정부 2인자가 될 공산이 크다.

여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 총리는 '책임 총리 권한 강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문 대통령의 총리 제안을 수락했다. 헌법상 명시된 총리의 장관 제청권과 해임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1기 총리인 이낙연 전 총리에게 상당한 국정 권한을 부여했지만, 인사권은 별로 내주지 않았다.

정 총리는 내각 운영 구상을 놓고도 청와대와 미리 교감했다.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 총리가 "21대 총선이 끝난 뒤 제(諸) 정당이 참여할 수 있는 협치 내각 구성을 문 대통령께 적극 건의드릴 생각"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문 대통령과의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와 가까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리로서 국정 운영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대표와 국회의장을 두루 거친 6선 의원이고, 노무현 정부에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산업정책을 총괄했다. 정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는 "'분권형 책임 총리'를 할 조건을 갖추었다"고 평했다. 여당 내 환경도 우호적이다. 정 총리는 이낙연 전 총리에 비해 친노무현·친문재인 진영에서 '비토'하는 정도가 덜하다.

정 총리의 책임 총리 구상은 2022년에 실시되는 차기 대선과 직결돼 있다. 정치 경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정 총리가 강한 총리로서 인지도를 높인 뒤 대선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 경우 이 전 총리와의 대권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정 총리는 21대 국회에서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외교·국방은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향한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21대 국회가 구성된 이후 1년이 개헌의 적기"라며 "수평적·수직적 분권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고 했다. 취임 직후엔 국무총리실 및 국무조정실 직제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 기능과 위상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최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청와대는 정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 직후 "확실한 변화를 책임 있게 이끌 경제 유능 총리, 국민과의 소통과 야당과의 협치를 강화하는 소통·협치 총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화 이후 역대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 이낙연 전 총리는 2년 7개월여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온다. 이 전 총리는 정 총리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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