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별도 수사조직 사전 승인받아라"‥'징계 관련 법령 찾아놓길' 문자

"직접수사 축소 이행 취지" vs "여권 겨냥 수사조직 사전차단"…'윤석열 징계' 염두둔 듯 김선일 기자l승인2020.01.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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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검찰이 직제에 없는 수사조직을 별도로 만들 때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직접 수사 축소 등 검찰개혁 방안을 이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지만, 검찰총장의 수사 재량권을 제한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청와대 등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인사 발령으로 곳곳에 흩어지면 이들을 다시 별도 수사팀에 모아 수사를 이어갈 가능성을 추 장관이 사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법무부는 이날 "추 장관이 비직제 수사조직은 시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설치할 것을 대검에 특별히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상 검찰청 하부 조직이 아닌 별도로 비직제 수사조직(수사단·수사팀 등 명칭 불문)을 설치·운영해서는 안 된다"며 "예외적으로 시급하고 불가피하게 설치하는 경우에도 인사·조직 등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및 '검찰근무규칙' 개정 시 포함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그렇게 해나가겠다는 방침이고 소급해 적용하지는 않는다"며 "기존에 존재하는 비직제 수사조직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검은 윤 총장 직속의 '세월호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안산지청장)을 별도로 꾸려 운영하고 있다.

전임인 문무일 총장 때는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특별수사단', 소위 '김학의 사건 수사단'으로 불리던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 등이 운영된 바 있다.

이번 특별지시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별도 조직을 꾸려 여권과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이어갈 가능성을 사전차단하려는 추 장관의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무부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추 장관이 전격 발표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대검찰청의 수사 지휘라인은 13일부터 교체된다.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이하의 검사들에 대한 후속 인사가 이어지면 중요 사건의 수사 검사들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여권과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윤 총장이 별도의 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데, 추 장관이 이번 특별지시를 통해 수사팀 구성에 제동을 건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법무부는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의 직접 수사가 축소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특별지시가 내려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별도 수사조직을 수시로 꾸려 검찰이 직접 수사를 남발하는 일을 막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법무부는 조국 장관 시절인 지난해 10월 전국의 반부패수사부(옛 특별수사부)를 줄이는 내용 등이 담긴 개혁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추 장관은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자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가능한 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해 먼저 의견을 개진하라는 추 장관의 요구에 윤 총장이 불응한 점을 두고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이런 사실은 지난 9일 추 장관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에 관련 내용을 적는 모습이 한 언론에 포착되면서 알려졌다.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은 조두현 법무부 장관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여권과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윤 총장이 보여준 태도를 '항명'이라고 규정하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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