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수상거부 파문 확산‥수상자 발표 무기한 연기

소설가 김금희·최은영·이기호 '3년 저작권 양도·개인 단편 표제작 금지' 규정에 반발 이미영 기자l승인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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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국내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인 '불멸의 천재' 이상(李箱·1910~1937)을 기리고자 문예지 '문학사상'이 1977년 제정해 44년간 운영해 온 가운데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작가들이 잇달아 수상을 거부하면서 20일 예정된 수상자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소설가가 '제4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거부했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의 계약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학사상사는 결국 6일 오후 12시로 예정된 수상작 발표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김 작가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모 상의 수상후보작이 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일차적으로는 기쁜 마음이었다. 계약서를 전달받고 참담해졌고 수정요구를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내 단편의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심지어 내 작품의 표제작으로도 쓸 수 없고 다른 단행본에 수록될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표제작으로는 쓰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글쎄, 내가 왜 그런 양해를 구하고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최 작가도 "황순원문학상·현대문학상·문지문학상·이효석문학상·젊은작가상 수상작에 오르면서 이런 조건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며 "단행본에 3년 동안 실을 수 없는 규정도 작가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항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수상작품집에 실릴 수 없다는 것은 작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문학사상사 측에 수상 거부 의사를 전했다. 이 작가도 같은 이유로 상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1977년부터 매년 연초에 대상과 우수상 수상작들을 엮어 작품집을 발간해오고 있다.

▲ 김금희 소설가(왼쪽)와 그의 트위터 게시글. [블러썸 크리에이티브, 김금희 트위터]

문제가 된 계약 문구는 지난해 43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부터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문학사상사 측은 "계약서상의 표현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규정은 삭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학사상사는 이상문학상 제정 이후 매년 수상작품집을 발간해 다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나 세월이 흐를수록 판매 부수가 떨어져 최근에는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사상사 인터넷 홈페이지는 현재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문단에서는 이번 일이 한국 특유의 미약한 저작권 인식과 출판사들의 주먹구구식 일 처리, 시대 변화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문학계와 출판계의 후진적 관행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제 어디선가는 어차피 한 번 터질 일이었다는 얘기다.

이상문학상 작품집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문인들의 저작권 관리를 대행하는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가 1977~1986년 발간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수록 일부 작품이 제대로 저작권 양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무단 게재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작가들 손을 들어줬다.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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