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쾌거‥"한국 영화 최초 수상 영예"

아카데미도 수상 기대…"봉준호 감독, 할리우드 몸값 훌쩍 뛸 듯" 홍정인 기자l승인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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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홍정인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쟁쟁한 경쟁작인 ‘레미제라블’(래드 리·프랑스), ‘더 페어웰’(감독 룰루 왕·미국 중국),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등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봉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송강호, 이정은, 조여정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세계 영화산업 주류인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상과 더불어 양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봉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세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할리우드 주류 영화감독으로서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

◇ 우리말로 된 한국 영화…할리우드에서도 통했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세계 최고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그동안 15개 이상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영화제 이외에 각종 시상식에서 30여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이런 수상 행렬 속에서 골든글로브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세계 영화산업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가 인정받았다는 데 있다.

윤성은 평론가는 "자본주의가 조장한 계층 간, 계층 내 갈등이라는 '기생충'의 주제 의식과 여러 장르를 혼합시킨 봉준호 감독만의 블랙코미디가 아시아,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주류 영화산업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쟁쟁한 경쟁작인 ‘레미제라블’(래드 리·프랑스), ‘더 페어웰’(감독 룰루 왕·미국 중국),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등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산업을 이끈다는 자긍심을 앞세워 그동안 비영어권 영화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편이었다. 한국 영화 역시 그동안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각종 영화제와 평단의 인정을 받았지만, 유독 할리우드에서는 홀대받았다.

전찬일 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비로소 북미에서도 합당한 인정을 받게 됐다"면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못지않은 역사적 쾌거"라고 평가했다.

강유정 평론가도 "한국어로 된 로컬영화가 할리우드의 자존심과 배타심을 뚫고 작품성 하나만으로 그 세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욱 평론가는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 수상은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인 상업 영화를 만들 기반을 마련하게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상이 한국 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및 배급, 해외 합작 등에서 좀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봉준호, 할리우드서 몸값 뛸 것"

봉 감독 역시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주류 감독으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은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2000), '그녀에게'(2003)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두차례나 받은 거장이다.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쟁쟁한 경쟁작인 ‘레미제라블’(래드 리·프랑스), ‘더 페어웰’(감독 룰루 왕·미국 중국),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등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이 '페인 앤 글로리'를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할리우드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성은 평론가는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감독,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를 할리우드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등으로 작품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았고, '마더'(2009)를 거쳐 '설국열차'(2013)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활동 무대를 넓혔다. 이어 넷플릭스와 손잡고 '옥자'(2017)를 선보였다.

그동안 꾸준히 할리우드 러브콜을 받은 봉 감독이지만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몸값'이 훌쩍 뛸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 관계자는 "칸이나 베를린, 베니스 등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감독이라도 사실 미국에서 작업할 때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할리우드 기준이 되는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들어도 배우나 감독의 몸값은 엄청나게 뛴다"고 전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중국의 리안 감독도 중국 무협 영화 '와호장룡'으로 외국어영화상과 아카데미상을 받은 뒤 할리우드 주류 영화감독이 됐다"면서 "봉 감독 역시 앞으로 그 정도로 위상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이제 아카데미상만 남았다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함에 따라 다음 달 9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 청신호가 켜졌다.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아카데미상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쟁쟁한 경쟁작인 ‘레미제라블’(래드 리·프랑스), ‘더 페어웰’(감독 룰루 왕·미국 중국),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등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한 최종 후보작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된다. 여러 외신은 '기생충'이 최종 후보 발표에서 국제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작품상 등의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관측한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영어 대사가 전체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카데미상은 골든글로브와 달리 작품상 부문 언어 규정이 없어 작품상 후보로도 유력시되고 있다.

이날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후보로 지명됐던 감독상과 각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아카데미에선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외신들의 관전평이다. 한 외신은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따낼 첫 외국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봉 감독과 배급사 CJ ENM과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가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작을 배출할 적기라고 보고 지난해 9월부터 '아카데미 캠페인'을 펼쳐왔다.

또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회원 대상 시사회를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진행했다. 아울러 미국 감독 조합과 프로듀서 조합, 배우 조합과 같은 영화계 직능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를 통해 '기생충'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쟁쟁한 경쟁작인 ‘레미제라블’(래드 리·프랑스), ‘더 페어웰’(감독 룰루 왕·미국 중국),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등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홍정인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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