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정수석실 전격 압수수색 시도 '靑 당혹'‥與 "막 가자는 것" 불쾌감 표출

文정부 들어 두번째 靑압수수색…靑-檢 갈등 '정점'으로 치닫나 유상철 기자l승인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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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유서내용 거짓 흘려" 경고 이튿날 檢 수사흐름 '촉각'…대립 격해질듯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4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청와대 정문 [자료사진]

이에 청와대는 검찰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검찰이 압수수색에 착수했지만, 낮 12시 현재 검찰 수사관이 청와대에 직접 출동하지는 않았다.

최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이른바 '감찰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소위 '하명수사' 의혹 등을 검찰이 수사하며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는 대립 기류가 형성됐다.

여기에 과거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하다 검찰로 복귀한 수사관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고, 이와 관련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검찰을 겨냥하며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리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서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지됐다.

이런 청와대의 경고가 나온 바로 이튿날 검찰이 청와대를 직접 겨냥해 압수수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양측의 충돌은 이제 정점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지난해 12월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과정에서 이뤄진 지 1년 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두 번째다.

당시 검찰은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 경내로 들어가 필요한 자료를 가져가지 않고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청와대 협조하에 필요한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바 있다.

이번에도 청와대 참모진들 사이에서는 경내진입이 아닌 임의제출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날 압수수색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진들 역시 이번 압수수색 시도를 두고 적잖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공식 대응을 삼간 채 수사 진행상황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물밑에서는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시도한 배경이 뭔지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감지된다.

물론 이제까지도 '감찰무마' 의혹과 '하명수사' 의혹 수사가 이어지면서 언제든 검찰이 청와대를 직접 조사할 수 있으리라는 예측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러나 반대 편에서는 최근 검찰 수사관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하고,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의 무리한 강압수사가 극단적 선택을 부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검찰 역시 수사에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흘러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지난 2일에는 고인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은 청와대에까지 전격 압수수색한 것은 여전히 수사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도 청와대 내에서 번지고 있다.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자료사진]

한편, 청와대와 검찰이 압수수색 범위와 방식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의 경우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해 고위공직자 관련 자료 등을 관리하고 있어 철저한 통제 없이 자료 회람이나 유출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경호나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검찰의 청와대 경내 진입은 불허되는 만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이 청와대 출입구인 연풍문 등지에서 청와대 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문서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임의제출 형태로 제출받았던 그간 전례대로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어찌됐든 청와대가 의혹의 중심에 있고 검찰의 강제 수사까지 받게 된 것은 정권에 타격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검찰이 아주 막 가자고 하는 것"이라며 노골적인 불쾌감도 표출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숨진 특별감찰반원의 유류품 압수수색에 이은 청와대 압수수색이 개혁에 맞선 검찰의 정치 행위가 아닌지 묻고 있는 국민이 많다"며 "법이 있다. 국민이 있다. 검찰은 정치는 하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과거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사건으로 검찰이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한 전례가 있다.

2012년 당시에도 이광범 특별검사가 이끌던 특검팀은 2012년 11월12일 청와대와 미리 협의한 '제삼의 장소'인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청와대 측과 만나 사저부지 매입계약 등과 관련된 청와대 경호처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이어 특검팀은 제출받은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해 영장에 따라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통보했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영장을 집행하지는 못했다.

이런 절차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이거나 공무원이 소지·보관할 물건 중 직무상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는 소속기관 또는 감독관청의 승낙없이 압수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비밀과 압수)와 111조(공무상비밀과 압수)를 명분으로 한다.

청와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없이 협의를 거쳐 내부 자료를 임의 제출받은 일은 여러 번 있다.

2014년 12월에는 최 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청와대 외부로 유출됐다가 회수된 문건 10여 건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은 게 최근 사례다.

또한, 2013년 12월에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 군의 가족부 불법 열람·유출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측의 자체조사 자료를 역시 임의로 제출받은 바 있다.

2005년 참여정부 실세들의 유전개발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일명 ‘유전특검’팀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이를 집행하지 않고 임의제출 형식으로 컴퓨터 등 전산 자료를 제출받았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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