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단체, 중국대사관 앞서 '홍콩 항쟁 지지' 입장 외쳐

서강대서 대자보 하루 만에 훼손…대학가 곳곳 긴장감 고조 김선일 기자l승인2019.11.19 18: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최근 홍콩에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몰려 전쟁을 방불케하는 대규모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지난 12일 홍콩 입법회(국회)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대한 2차 심의를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일정을 연기했다. 수만명의 시민들이 정부청사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으로 숨어든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홍콩 정부가 추진해 온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홍콩 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를 악용해서 인권운동가 같은 사람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대자보가 확산하는 가운데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대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6개 단체는 19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진핑 정부와 홍콩 당국은 홍콩 항쟁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룬 우리나라 학생·청년은 그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며 홍콩 학생과 공명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탄압 수준을 한층 올리기로 한 시진핑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과 청년들이 19일 오전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연대 활동은 중국인들을 적대하거나 배척하고자 함이 결코 아니고,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홍콩 항쟁 탄압을 중단하고 5대 요구를 수용하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끝낸 30여 명의 참가자는 시민들에게 홍콩 시위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며 명동 일대를 행진했다. 명동을 오가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행진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달 23일에도 도심에서 청년·학생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고 홍콩의 민주주의에 연대와 지지를 표할 계획이다.

애초 학생들은 주한중국대사관 경계 지점에서 약 30m 떨어진 도로상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경찰이 집회가 금지된 장소의 '미신고 집회'에 해당한다며 수차례 자진 해산을 명령하면서 갈등을 빚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이 학내에 부착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나 현수막 등이 찢어지고 홍콩 시위 응원 문구를 적어 붙이도록 마련된 공간인 '레넌 벽'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는 등 학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모임은 레넌 벽 훼손 사건과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달 20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과 대자보가 훼손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들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생모임은 "(대자보 등) 훼손 시도가 한국 대학가에서 '혐중' 정서로 이어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훼손의 범인이 혹여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진다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서강대에서도 학생들이 붙인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대자보가 하루 만에 훼손되기도 했다.

'홍콩의 민주화와 함께하는 서강인' 측에 따르면 이 단체는 전날 오전 캠퍼스 내 5곳에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으나 이 중 1개가 같은 날 오후 게시판에서 뜯긴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이후 해당 대자보를 같은 위치에 다시 붙였지만, 또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단체 측은 "계속 대자보가 훼손되면 법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훼손돼 논란이 일었던 고려대에서는 재학생·졸업생 등 254명의 연서명이 담긴 지지 대자보가 다시 붙었다.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자들이여, 일어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학생들은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하루하루 투쟁하고 있는 홍콩의 현실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홍콩 시위대가 요구하는 5가지 안을 수용할 것 등을 촉구했다.

대자보는 정경대 후문 등 교내 2곳에 붙여졌다. 서명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홍콩 시민들을 위해 쓴 응원 글은 영어, 광둥어로 번역해 추후 홍콩 학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 지난 6월12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제호)명 : 시사투데이(주) - 서울투데이  |  회사설립일 : 2003. 11. 20  |  사업자등록번호 : 107-86-42867
주 소 : (우)01044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522 (서울투데이 2층)  |  대표전화 : 02-6326-6112  |  팩스 : 02-6407-4117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8-서울강북-0396
발행인 겸 대표이사 : 김중근 |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0506  |  등록일자 : 2008. 02. 04  |  발행일자 : 2008. 02. 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중근
서울투데이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보호법에 따라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Copyright © 2007-2021 서울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