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협 채용비리 무더기 적발‥임원이 '점수 변경' 지시

정부 합동 지역조합 채용실태 조사서 1천40건 적발…23건 수사 의뢰 이경재 기자l승인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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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전국 농협과 수협 등 지역조합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각종 불법·편법과 비리가 난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2월20일 정부가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실태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신규 채용과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182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채용 과정에서 부정청탁이나 친인척 특혜 등의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은 수사 의뢰하고 과실이나 착오로 판단된 146건에 대해서는 징계나 문책을 요구했다. [자료사진]

지방자치단체 직원 자녀를 채용한 뒤 절차를 무시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가 하면, 비리를 저지른 조합원 자녀에 대해 징계 대신 특혜를 안겨준 정황까지 적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림청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국 609개 지역조합(농축협 500곳, 수협 47곳, 산림조합 62곳)에 대해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를 대상으로 채용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비리 혐의 23건, 중요절차 위반 156건, 단순 기준 위반 861건 등 총 1천40건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농협·수협·산림조합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지역조합의 채용실태를 조사했으나, 채용 공정성 확립을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정부가 조사를 주도했다.

조사 결과 A축협은 2014년 영업지원직 2명을 채용하면서 자체 홈페이지에만 공고하고 접수일도 하루로 제한한 뒤 업무와 관련이 있는 해당 지자체 직원 자녀 2명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2명은 2016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B농협은 2016년 관련 지자체 직원 자녀를 영업지원직으로 채용한 뒤 2018년 일반계약직으로 전환했고, 다시 올해 6월 공개경쟁 절차를 건너뛴 채 기능직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C축협은 2018년 조합원의 친인척인 금융텔러와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임원이 점수 변경을 지시하고 결과를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C축협은 더 나아가 2017년 계약직으로 채용한 조합원 자녀가 고객 예금을 빼돌렸는데 징계도 하지 않고 보직 변경한 후 올해 1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기도 했다.

D수협의 2015년 채용에서는 필기시험 우수자가 탈락한 반면 임원 및 대의원의 연고지 응시자가 다수 합격했다. 이 조합은 2017년 채용에서도 합격자 다수가 임직원 등 관련자이거나 특정 지역 출신이었다.

정부는 비리 혐의 23건은 수사 의뢰하고, 중요절차 위반 156건은 관련자에 대한 징계·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단순 기준 위반 861건은 주의·경고 등 조치를 취한다.

아울러 지역조합의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해 ▲ 채용방식 대폭 전환 ▲ 채용 단계별 종합 개선 대책 마련 ▲ 채용 전반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조합이 자체 채용하는 정규직은 모두 중앙회 채용으로 전환한다. 또한 지역조합 채용 시 자체규정 대신 중앙회 규정을 따르도록 한다.

지역조합에서 채용 계획을 수립할 때 준수할 표준안을 만들고, 중앙회와 사전협의를 통해 부당 채용을 방지한다.

공고방법과 기간 등 절차를 구체화해 채용기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서류·면접 심사에 외부위원이 과반수 참여하도록 한다.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채용 실태조사를 정례화하고 특혜채용 및 무기계약직 전환 시 비리를 막기 위한 인사정보관리시스템도 구축하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취업을 위해 피땀 흘리며 노력하는 청년들이 희망을 갖도록 이번에 마련한 채용 비리 근절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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