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회 김지철 前 담임목사 '전별금' 논란‥퇴직 후 고액연금에 면세혜택까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이미영 기자l승인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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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등록교인 8만여 명으로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유력인사들이 다니는 교회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은 소망교회.

▲ 소망교회 김지철 前 담임목사 [자료사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강남노회 소속 대형 교회인 소망교회가 김지철 전(前) 담임목사의 전별금 논란에 흽싸이며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킨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마가복음 12장 17절은 '종교인 과세'의 당위성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를 반역죄로 고발하기 위해 로마 황제(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쳐야 하느냐는 곤란한 질문을 던졌는데, 예수는 이들의 예상과 달리 실정법을 잘 지키라는 대답을 한 것이다.

이 대답을 현실에 적용하면 목회자들도 예외 없이 납세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종교인 과세'를 담고 있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2018년 1월부터 시행됐다. 굳이 성경을 인용할 필요도 없이 지난해부터 목회자들의 세금 납부는 법적인 의무가 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그럴까? KBS는 이 문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대 개신교 교단인 장로교의 대표적 대형교회인 소망교회 관계자들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요 언론을 통해 소망교회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진실 공방이 확산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허위사실 유포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KBS 뉴스9'는 김지철 전 담임목사와 소망교회 측의 교묘한 탈세 과정과 해명, 유명무실한 '종교인 과세' 실태와 그럼에도 면세 혜택을 늘리려는 입법 문제 등을 심층 보도한다.

소망교회에서 16년 동안 담임목사로 재직한 김지철 목사는 올해 1월 퇴임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은퇴 목사들에게 관행적으로 지급해온 '전별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당시 일부 언론들은 '조용한 은퇴', '착한 은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날 'KBS 뉴스9'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은 복수의 소망교회 관계자들로부터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김 목사의 선언과 달리 교회로부터 거액의 직·간접적인 금전지원을 현재까지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다음은 'KBS 뉴스9'가 보도한 내용이다.

◇ 소망교회 김지철 前 담임목사, '전별금' 받지 않겠다더니... 고액연금에 아파트, 사무실, 차량 제공에 면세혜택까지

확인 결과 김 목사 은퇴 직전인 지난해 10월, 소망교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회'는 김 목사에게 재직기간 급여의 60%에 해당하는 730만 원가량을 향후 10년간 매달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이 뿐만 아니라 교회가 소유한 시가 17억 원의 서울 광장동 아파트와 지난해 8억 5천만 원에 매입한 성수동 사무실을 제공하고, 매달 65만 원의 차량 렌트비용도 지원하고 있었다.

김 목사가 전별금을 한꺼번에 받지 않았을 뿐, 사실상 전별금과 다름없는 거액의 혜택을 소망교회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목사가 이처럼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우회적인 금전지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교회 관계자는 "지난해 당회 직전 담임목사 은퇴준비위원장인 모 장로가 당회원들에게 '김 목사가 세금 문제 때문에 전별금을 한꺼번에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연금 형식으로 나눠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 소망교회 측 "집은 있어야 하니까…세법 계산 몰라"

실제로 세금 납부 여부가 어떻게 된 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망교회 측에 물었다. 우선 김 목사에게 제공하는 여러 지원에 대해, 재정부장을 맡고 있는 모 장로는 "교회에 대한 공로가 크고 은퇴 뒤 생활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에게 제공하는 모든 금전지원은 그의 재직 시 공로를 감안한 생활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묻자 "매달 지급하는 730만 원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라고 해명했지만, 구체적 납부내역과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목사에게 제공한 아파트와 사무실은 교회 소유이기 때문에, 주민세나 재산세 등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또 다른 장로는 "(김 목사가) 집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세를 들어서 살기보다는 교회 자산으로 구입을 해서 사시게 해드린 것"이라며 "세법상 어떻게 계산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소망교회 측 "교회가 납득하지 못하는 사회제도 있어"

교회 관계자들은 해명 과정에서 '교회법'을 거듭 강조했다. 소망교회에 재직 중인 한 목사는 "일반 직장인들이 생각하면 퇴직했는데 왜 생활비를 주느냐고 지적할 수 있지만, 교회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목회자들은 다른 재테크가 없으니 일반 직장인들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모 장로는 세금 문제를 언급한 취재진에 "교회가 납득하지 못하는 사회적 제도도 있다"는 말도 했다. 실정법을 납득할 수 없으니, 지킬 필요도 없다는 요지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 소망교회 예배 장면 [자료사진]

이 장로는 또 "소망교회의 사회적 위치를 보면 대기업이나 마찬가지인데 담임목사 연봉은 1억 5천만 원가량"이라며 "그 돈을 자녀교육에 거의 소진하니까 은행에 돈이 남아있거나 본인 소유의 집을 가질 형편이 못 된다", "은퇴했다고 그냥 내보내면 어떻게 살아가겠느냐"며 생계유지를 위해 교회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 세금 '0' 김지철 목사 "큰 문제 아냐... 문제 있다면 세금 낼 것"

그러나 중요한 건 종교인 과세가 시행된 상황에서, 사실상 수십억 원가량의 퇴직금을 받은 당사자인 김 목사는 이에 대해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취재진은 당사자인 김 목사에게 직접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김 목사 측은 모두 거절했다. 김 목사가 나오는 행사장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김 목사 측은 '만나고 싶지 않다'며 취재를 완강히 거부했다.

계속된 설득 끝에 비공개를 조건으로 만난 자리에서 김 목사는 취재진이 지적한 세금 문제에 대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소망교회 측에 세금을 납부하라고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만난 세무전문가들의 얘기는 달랐다. "김 목사가 받은 모든 혜택은 사실상 퇴직소득에 해당한다"며, 김 목사 스스로가 총액을 명확히 신고한 뒤 납세를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는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되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됐다. 그 명목이 무엇이든 간에 퇴직한 종교인이 받는 돈 또한 과세의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퇴직 소득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납부하겠다"는 김 목사의 설명이 '유리지갑'을 갖고 있는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김 목사는 소망교회 담임목사 시절인 2014년 3월 설교에서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돈을 다스릴 줄 아는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하나님게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입니다"라고 했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3월29일 전체회의에서 '목사, 승려(스님), 신부 등 종교인의 퇴직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범위'를 종교인 과세 시행 이후인 2018년 1월 이후 재직분에 대한 퇴직금으로 제한하고, 기존에 납입한 전체 범위 퇴직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퇴직금 없는 출가수행자인 승려들에게 퇴직소득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오류성 보도가 남발하는 가운데 조계종이 시정과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일부 언론들이 종교인 퇴직금 소득세 과세를 다루면서 '목사, 승려, 신부 등 종교인'의 범위에 승려를 포함시켰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교인과세가 시작된 2018년 이후부터 근무기간을 따져 종교인 퇴직금에 과세를 매기는 게 골자다. 이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종교인이 내는 퇴직소득세가 줄어든다. 10년 재직한 뒤 2018년 12월31일 퇴직한 종교인의 경우 전체 퇴직금의 10분의 1만 세금을 물린다는 것.

그러나 해당보도 탓에 퇴직금 자체가 없는 승려들까지 특혜대상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자 조계종은 '스님'을 수혜대상으로 표현하는 부분에 대한 자제를 요구했다.

조계종은 4월1일 종교인과세 담당부서인 재무부장 유승 스님 명의로 유감을 표명했다. 조계종은 "국가 조세정책에 협력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승가공동체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소득세법 개정과 관련 언론 보도 시 ‘스님’을 수혜대상으로 표현하는 보도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출가수행자인 스님들은 퇴직 개념이 없다. 소임 사직 시 일부 지급되는 '전별금'조차 소득신고를 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전별금이란 기존에 소임을 맡던 사찰이나 직책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환송의 개념으로 받는 보시금이다. 재무부로 소임공제요청이 들어오면 기타소득으로 신고, 소득세법에 맞게 정산해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게 재무부 설명이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의원 발의라도 기재부나 국회 차원에서 일부 종교계 의견만 반영해 소득세법을 진행한 것도 유감을 표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유선 전화 한 통이 전부였다는 게 재무부 관계자의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종교인소득세로 불리던 소득세법 개정안 역시 이웃종교계와 달리 뒤늦게 불교계 의견을 청취하면서 비판 받은 바 있다.

조계종은 "종교인 전체 관련된 국가 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종교계 전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번 소득세법 개정은 종단과 어떤 공식적인 협의 과정도 없이 일부 종교계 의견만 반영했다"고 비판했다.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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