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광화문 '조국 퇴진·문재인 탄핵' 대규모 집회‥황교안·나경원 참석

"한쪽 귀 닫은 대통령에게 실망…조국 가족이 검찰개혁 첫 특혜 받나" 김선일 기자l승인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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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두 달 째 지속되고 있는데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양세다.

▲ 제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조 장관에 대한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573돌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보수 단체의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날 낮 12시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범보수 단체들이 참여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주최한 집회가 열렸다.

이상용 투쟁본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무렵 "현재 200만 명이 모였다"고 알렸다. 광화문광장 주변엔 지방에 거주하는 참가자들이 타고 온 전세버스가 곳곳에 주차돼 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범국민투쟁본부는 낮 12시부터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장관 퇴진과 구속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당초 오후 2시부터 청와대 행진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본 집회가 길어지면서, 두시간 정도 늦춰진 오후 4시쯤 행진이 시작됐다.

행진 전에는 광화문 광장 북단부터 덕수궁 까지 약 1km 구간이 집회 인파로 가득찼고, 숭례문 인근까지 참가자들이 진출하면서 추가로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 제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날 오후 조 장관의 사퇴와 구속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참가한 김경영 씨(42·여)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쪽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목소리만 듣는 게 화가 나서 다시 나왔다"며 "개천절(3일) 집회만 참석하고 이번엔 안 나오려 했는데 조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촛불집회만 국민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다시 나왔다"고 했다.

경기 양평군에 거주하는 김씨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이곳을 찾았며 "기차에서 만난 모르는 분이 내가 집회에 간다고 하니까 5만 원을 주면서 '나는 일이 있어 못 가는데 가서 구호를 더 크게 외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개천절인 3일에 이어 이날 집회에도 참여한 오섬근 씨(38)도 "(대통령이) 한쪽 귀를 닫고 있는 모습에 실망해 다시 집회에 나왔다"며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목소리를 냈는데 대통령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콧방귀도 안 뀌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가 최근 검찰에 비공개로 출석하고 조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화영 씨(38·여)는 "조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집회에 처음으로 나왔다"며 "조 장관 부인이 일반 시민이었다면 그렇게 비공개로 출석하고 조사를 빨리 끝낼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또 이주하 씨(58·여)는 "검찰 개혁의 특혜를 받는 첫 사례가 왜 하필 조 장관의 가족이어야 하냐"고 했다.

▲ 제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휴식을 취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퇴진' 집회의 진행 상황도 보고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한글날 메시지를 게시했지만 집회에 대한 입장을 내진 않았다.

집회에서는 '문재인 하야', '문재인 탄핵' 등의 거친 구호가 이어졌으나 청와대 차원의 별도 입장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대내외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제 행보를 통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보좌관회의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국 찬반 집회와 관련해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며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광장에서 표출되는 비판 여론을 경청하되 불필요한 발언으로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대신 착실하게 민생·경제 행보를 이어가면서 지지 여론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 제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문 대통령이 앞서 8일 국무회의에서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겠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문 대통령은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데 특별히 역점을 두고 신성장 동력 창출과 경제 활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동적인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에 활력이 생겨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주52시간제 확대 적용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에 대해 언급하며 탄력근로제 입법 등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 데이터3법 등 규제 혁신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지난 4일 주요 경제단체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재계의 건의 사항을 경청한 이후 나흘만에 화답한 것이다.

청와대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도 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활력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기업 기살리기' 발언을 내놓기 시작한 이유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역동적 경제'를 위한 문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들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 친화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경제 행보는 '광장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중도층·보수층의 지지세를 회복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주52시간제와 관련해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 당정 협의와 대국회 설득 등을 통해 조속한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 입법이 안 될 경우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국회의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미리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데이터 3법 등 핵심 법안의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법률 통과 이전이라도 하위 법령의 우선 정비, 적극적인 유권해석과 지침 개정 등을 통해 실질적 효과를 창출하는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했다.

▲ 제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는 정치권의 대립으로 기업들의 고충을 해소하고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법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오는 22일 국회에서 진행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에도 역동적 경제와 일본 수출규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비중 있게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 지도부는 제573돌 한글날 광화문 집회에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힘을 실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구속하라' '범죄자 조국 구속' 등의 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조 장관을 규탄했다.

다만 개별적으로 참여한 만큼 단상에 올라 공개 발언에 나서지는 않았다.

황 대표는 집회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분노가 문재인 정권을 향하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망국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들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광화문 집회에 이어 국민들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보인다.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고 이젠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결단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론을 이렇게 분열시키고 국민 마음을 거스르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는 한글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보수 단체의 '조국 구속'과 '문재인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 제573돌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퇴진ㆍ문재인 탄핵' 집회에 200만(주최측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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