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4차 공판 "우발적 범행‥저지르지 않은 죄로 처벌받기 싫다"

"잠깐만 가만히 있을 걸 후회, 살인마 안 됐을텐데"…경찰, 의붓아들도 살해 최종 결론 '검찰 송치' 김선일 기자l승인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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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은 "전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과정에서 일어난 우발적 범행"이라고 말했다.

▲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이 30일 오후 네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 5월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지난 30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사체손괴,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에 대해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고유정은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예전과는 달리 법정에 입장할 때 만큼은 고개를 들고 얼굴을 노출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처음으로 말문을 열어 직접 쓴 의견진술서를 10분 가량 읽었다. 총 8페이지 분량으로 작성된 진술서를 읽는 내내 울먹였다.

그는 이날도 역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전 남편 강모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성폭행 피해 상황을 거듭 강조했다.

고유정은 "저녁을 먹은 뒤 아이가 수박을 달라고 했다. 칼로 (수박을) 자르려는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그 사람(전 남편)이 갑자기 나타나 가슴과 허리를 만지기 시작했다"며 "다급하게 부엌으로 몸을 피했지만 칼을 들고 쫓아왔다. 뭐하는 짓이냐고 물어봐도 '가만있어'라며 계속 몸을 만졌다. (전 남편이) '네가 감히 재혼을 해! 혼자만 행복할 수 있냐'고 말하며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살인 정황도 상세히 설명했다. 고유정은 "칼이 손에 잡혔다. 눈을 감고 그 사람을 찔렀다. 현관까지 실랑이를 벌였고 그 사람이 힘이 많이 빠진듯 쓰러졌다"며 "아이를 재우고 밤새 피를 닦았다. 한 순간에 성폭행과 죽음이라는 순간을 겪게 돼 제정신이 아니었다. 미친짓이었고 반성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눈치챌까 봐 저항할 수도,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었다. 잠깐만 가만히 있었을 걸 후회한다. 그러면 살인마라는 소리도 안 들었을 것"이라며 "내가 저지르지 않은 죄로 처벌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순간 방청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특히 유족들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을 멈추라" "다 거짓말!"을 외쳤다.

▲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네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을 들어서고 있다.

고유정 측은 지난 12일 재판에서도 "피고인은 6년의 연애 기간 내내 순결을 지켰다. 혼전순결을 지켜준 남편이 고마워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변태적인 성관계 요구에도 사회생활을 하는 전남편을 배려했다"고 주장했었다.

고유정의 모두진술 이후 검찰측은 피해자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음을 재차 증명하기 위해 대검찰청 감정관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 2명에 대해 증인신문했다.

지난 재판에서 대검찰청 감정관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무릎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국과수 감정관들은 붉은색 무릎담요 외에 분홍색 이불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과 피해자 혈흔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지난 재판에서 처럼 DNA가 검출된 혈흔의 시료와 독극물 검사를 한 시료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며 해당 검사의 신뢰성을 반박하기도 했다.

고유정 지난 5월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고유정은 지난 16일 열린 3차 공판에서 1차 공판 때 하지 않았던 모두진술을 하겠다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거부하자 고유정은 거듭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고 받아들여졌다. 다만, 진술서는 본인이 수기로 직접 작성할 것을 명했다.

고유정의 다음 재판은 10월14일 오후 2시 열린다.

한편, 이 사건과 별개로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한 청주 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이 의붓아들(4)을 살해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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