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석원호 소방위 영결식 엄수‥"지켜드리지 못해 죄송"

소방당국, 화재현장 합동 감식…화재 잔해 치운 뒤 안전 확보되면 집중 분석 김선일 기자l승인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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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고(故) 석원호(45) 소방위 영결식이 8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됐다.

▲ 故석원호 소방위 영결식

이날 영결식에서 동료 대표로 나선 송종호 소방장은 "이제 그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새로운 세상에서 영면하시길…"라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15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 석 소방위는 안성소방서 원곡119안전센터 소속으로 앞서 지난 6일 오후 1시15분께 경기도 안성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해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지하층 현장으로 진입했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순직했다.

또 화재 진압중 이돈창(58) 소방위가 얼굴과 팔에 1~2도 화상을 입었고, 공장 관계자 등 9명도 다쳤다. 불은 12시간 만인 7일 오전 1시 30분쯤 완전히 꺼졌다.

송 소방장은 "그 무시무시한 화마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가, 우리가 너무나도 원망스럽다"며 "앞으로 함께 해야 할 날이 많이 남았는데 이젠 볼 수 없고, 그저 기억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송 소방장이 눈물을 삼키자 장내에선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송 소방장은 "이젠 동료가 아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소방관으로서 국민 모두의 기억에 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의위원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인은 불의의 사고 당시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마지막 순간까지 참된 소방관이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더 안타깝다"며 "소방관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것에 가슴이 무너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다시는 이렇게 소방관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면밀히 살피겠다. 고인께서 몸소 보여주신 거룩한 정신을 마음 한 곳에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생활용품 제조공장 화재현장에서 7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영결사와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상주 등 유족들이 참아온 울음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한 뒤 고인의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 추서, 옥조근정훈장 추서,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경기도는 영결식 엄수 뒤 유해를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고 고인에 대해 1계급 특별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 국가유공자 지정 등을 추진해 고인의 희생을 기릴 예정이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7일 오전 11시30분께부터 불이 난 공장 건물(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3500여㎡)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이날 합동 감식은 최초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반도체 연마제 보관창고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애초 지하 1층에는 유증기가 쌓이면 폭발 위험이 있는 반도체 세정제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방당국은 확인결과 '세정제가 아닌 연마제'라고 정정했다.

반도체 연마제는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위험물에 해당하지 않는 물질이다. 그러나 건물 골조가 심하게 훼손돼 붕괴의 우려가 있어 감식은 외부에서 현장을 맨눈으로 살펴보는 방식 위주로 이어졌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공장 건물 지하 1층에는 반도체 연마제 보관창고, 지상 1층에는 물건보관 및 포장업체, 2층에는 종이상자 제조공장이 각각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앞으로 화재 잔해를 치운 뒤 안전이 확보되면 경찰과 정밀 감식에 들어가 건물 내부 구조와 보관 물질, 소방설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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