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보급 '상주본' 소장자에 "반환 거부시 법적 조치"

소장자 배익기 씨도 법적 대응 예고 이미영 기자l승인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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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이미영 기자] 문화재청이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56) 씨에게 17일 상주본 반환 거부 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 배익기씨가 2017년 4월10일 '훈민정음 혜례본 상주본' 일부를 찍은 것이라며 공개한 사진. [배익기씨 제공]

문화재청 도중필 안전기준과장과 한상진 사범단속반장은 이날 경북 상주에서 배씨를 만나 상주본 반환 요청 문서를 전달하고, 조속한 반환을 요구했다.

문서에는 배씨가 제기한 강제집행 불허 청구를 대법원이 지난 15일 기각한 만큼 훈민정음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고, 문화재를 계속 은닉하고 훼손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배씨는 문화재청 요구는 알겠으나, 자신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문화재청과 배씨가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상주본 문제는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반장은 "법적 조치는 상주본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과 민·형사 소송 등이 될 수 있다"며 "배씨를 지속해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배씨는 지난달 27일 상주시장과 시의회 관계자 등을 만났을 때 보상금 수십억원과 상주본을 전시한 명예박물관장 직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행방을 유일하게 아는 배씨가 10일 상주본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일부 사진을 공개했다.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기도 한 배씨는 이날 '상주본 일부'를 찍은 사진을 2017년 4월10일 언론에 공개했다.

배씨가 내놓은 사진을 보면, 상주본으로 추정되는 책의 귀퉁이가 조금 불에 탔지만 글씨는 알아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은 국보 70호로 지정돼 있다.

'상주본'은 '간송본'보다 보존상태가 좋고 주석까지 들어가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 씨.

당시 배씨는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상주본 가치를 최소 1조원으로 쳐서 재산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선관위에서 실물을 확인할 수 없다며 이를 인정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가 났고 내가 상주본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 상주본 일부 사진을 공개했다. 상주본은 모두 20여 쪽이 되는데 내가 모두 갖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의 창제 목적과 문자 운영법 등이 적힌 훈민정음의 한문해설서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돼 지금 서울 간송미술관에 있는 것이 첫번째 해례본인 간송본(국보 제70호)이다.

2008년 7월28일 경북 상주에서 고서적 수집상을 하는 배씨가 "집 수리를 하다가 발견했다"면서 두번째 해례본인 상주본을 공개했다.

하지만 그해 8월1일 골동품 수집상을 하는 조영훈(2012년 사망 당시 68살)씨는 "배씨가 나에게서 상주본을 훔쳐 갔다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배씨를 상대로 물품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2011년 5월13일 대법원은 조용훈씨가 상주본 소유주라고 확정 판결했다. 검찰도 배씨를 절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배씨는 2012년 2월9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해 9월7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배씨는 풀려났다.

배씨는 이후 2015년 7월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상주본에는 최소 1조 원의 가치가 있는데 9할 정도는 헌납할 수 있다며 문화재청의 의견을 기다린다고 썼다.

배씨는 현재까지도 "상주본 가치의 10분의 1만 보상해주면(1천억 원) 상주본을 국가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2015년 3월26일 배씨의 집에서 불이 났을 때 상주본 일부가 조금 불에 탔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영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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