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인천 '붉은 수돗물' 부실대응‥상수도사업본부·공촌정수장 압수수색

인천시, 무리한 급수전환이 '붉은 수돗물' 원인…초동대응 부실도 김선일 기자l승인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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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인천시의 총체적 관리 부실에서 빚어졌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경찰이 이와 관련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공촌정수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 .경찰들이 11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와 공촌정수장에 경찰 24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박남춘 인천시장과 전 상수도사업본부장을 고소고발한 고소인과 고발인을 조사하고 참고인 조사도 마친 상태다.

경찰은 압수수색 후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시장과 전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과 너나들이 검단검암맘카페 대표로부터 각각 고소, 고발됐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적수사태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 주민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 고소고발 이유다.

이들은 박 시장과 전 상수도사업본부장에게 '수도법위반죄, 직무유기죄, 업무상과실치상죄' 등 총 3개의 혐의로 각각 검찰에 고소,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검찰로부터 수사지휘가 내려진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사건을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 환경부에 따르면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발생 사고는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됨에 따라 인근 수산ㆍ남동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수계 전환 방식으로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검찰은 인천 서부경찰서에 수사 지휘를 내렸지만 사안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이번 사건을 맡았다.

한편, 인천 지역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무리한 수돗물 공급체계 전환(수계 전환)이 원인으로 밝혀졌으며, 또 이에 인천시가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8일 환경부가 발표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반은 이번 붉은 수돗물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무리한 수계 전환에 있다고 판단했다.

수계 전환은 정수장들의 급수 구역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원래 인천 서구 지역 수돗물은 서울 풍납취수장에서 취수해 성산가압장을 거쳐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으로 보내진다.

이들 취수장과 정수장이 전기설비 점검으로 가동을 잠시 중단한 사이 인천 남동구의 수산·남동정수장에서 수돗물을 대체 공급했고,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수돗물 공급을 바꿀 때의 조처를 규정해 놓은 '국가건설기준'을 보면, 수계 전환 때는 녹물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배수하고 제수밸브를 이용해 물 흐름을 늦춰야 하지만, 인천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6월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원인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통상 10시간 이상의 사전 배수 시간이 필요한데, 시는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평소 2배의 유량을 물 흐르는 방향과 반대로 흘려보냈다. 이 때문에 관 바닥과 벽에 붙어 있던 물때가 떨어져 물에 섞였다는 것이 조사반의 설명이다.

수계 전환에 앞서 수돗물 대체 공급을 위한 대응 시나리오 작성 때도 인천시는 지역별 밸브 조작 계획만 세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밸브 조작 단계마다 수질 변화를 확인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아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물의 탁한 정도를 측정하는 탁도계가 고장 났는데도 인천시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드러났다. 시는 그동안 정수지 탁도가 기준 이하라고 밝혀왔으나, 환경부 조사 결과 탁도계는 이미 고장 나 있었다.

공촌정수장의 탁도계는 수계 전환 작업이 이뤄진 지난달 30일 급격히 탁도가 증가한 뒤 고장 났고, 인천 검단 지역의 탁도계는 애초 고장 난 상태였다.

이에 따라 30일 수계 전환 뒤 공촌정수장과 이어진 배수지들의 탁도가 평소(0.07NTU)보다 약 1.5∼3.4배(0.11~0.24NTU)까지 올라갔는데도 초동 대응이 이뤄지지 못해 피해를 최소화할 최적시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반은 분석했다.

인천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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