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아들 앞에서 베트남 아내 무차별 폭행 '공분'‥인권 사각지대 '심각'

이주여성 10명 중 4명↑ 상습 폭력에 시달려…그중 3명은 그냥 침묵 김선일 기자l승인2019.07.0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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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전남 영암군에서 지난 4일 결혼이주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 전남 영암군에서 지난 4일 온 몸에 문신을 한 30대 남성이 베트남에서 이주해 온 아내를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사진='베트남 여성 폭행' 영상 캡처]

당시 문제의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폭력성을 이유로 자체 차단됐지만, 이미 다른 플랫폼으로 빠르게 퍼졌다.

해당 영상에서 남편은 부인을 무차별적으로 마구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이를 지켜보는 두 살배기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면서 만류해도 남편은 폭행을 이어갔다.

남편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자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며,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여기 베트남 아니라고 했지?"라고 폭언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7일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가해 남편을 긴급 체포했고,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8일 공식 성명으로, 피해이주여성이 보호쉼터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결혼이주여성의 가정폭력 피해는 비단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다.

2018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결혼이주여성 체류실태' 자료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920명 가운데 42.1%에 이르는 387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 '대구 폭력피해 이주여성 상담소'가 설치됐다

가정폭력 피해 유형에는 314명(81.1%)이 심한 욕설에 시달렸고, 160명(41.3%)이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를 당했으며, 147명(38%)이 폭력 위협을 당했다.

▲ 전남 영암군에서 지난 4일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동영상 속 한국인 남편(36)이 특수폭행 및 아동보호법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8일 결국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국제 가족의 경우, 피해 사실을 외부로 알릴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해 이주 여성 피해자는 인권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한국인 배우자가 신원보증을 직접 해주지 않으면, 미등록체류자가 된다. 체류 연장, 귀화와 같이 법적인 신분 보증 절차 때문에 이주여성은 종속 관계에 갇히게 된다고 이주여성보호단체들은 말한다.

대구 이주여성인권센터 강혜숙 대표는 BBC 코리아의 인터뷰에서 "가정폭력을 국제결혼 가족의 문제만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가해자에서 굉장히 관대한 사회가 한국 사회"라고 분석했다.

또한 "폭력이라는 것은 상대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물리적 폭력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삶 전체에 있어 굉장히 불평등한 부부 관계가 이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익산 정헌율 시장의 '잡종 강세·튀기' 발언에 대해 다문화 가족들이 반발하며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그는 지난 6월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아이들 앞에서 "잡종 강세", "튀기" 등의 발언을 해 논란에 된 사건을 예를 들며, 한국은 인종차별이 극심한 나라라고 말했다.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결합하면서 이주 여성들이 더 많은 폭력에 노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또한 "한국 사회에는 아시아 개발도상국 이주여성을 향한 성과 인종차별적인 인식이 깊다"면서 "이주민과 함께 공존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전체 혼인에서 국제결혼 비중은 지난 십여 년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05년에 전체 혼인 비율에서 13.5%를 차지했던 국제결혼은 2015년에 거의 절반 수준인 7.4%를 기록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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