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前 남편 추정 '유해 일부' 발견‥'완전 범죄' 꿈꾼 치밀한 계획"

경찰, 제주·김포 등서 시신 훼손·유기 정황 포착…유해 소각 처리돼 신원 확인 어려울 수도 김선일 기자l승인2019.06.09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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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제주도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일부가 인천시 서구의 한 재활용품업체에서 발견됐다.

▲ 범행 전 흉기와 청소도구 구매하는 고유정이 찍힌 폐쇄회로(CC)TV 캡처 [사진=제주동부경찰서 제공]

9일 제주동부경찰서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를 보면 고유정(36)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 대아,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 흉기 뿐 아니라 범행 전에 표백제와 청소도구까지 미리을 구매해 준비한 사실도 확인됐다.

영상에서 고유정은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구매한 물품을 담았다.

고유정은  해당 물품을 카드로 결제하고, 이어 본인의 휴대전화로 바코드를 제시, 포인트 적립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고유정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고유정은 이처럼 구입한 물품을 보면, 범행 전부터 살해와 시신 훼손, 흔적을 지우기 위한 세정작업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고유정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해 고유정이 전 남편 강씨를 만나기 전 살인 도구와 시신 유기 방법 등을 다수 검색한 것을 확인했다.

또 고유정은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올 때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흉기도 미리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이 예약한 것으로 알려진 펜션이 입실과 퇴실 시 주인을 마주치지 않는 무인 펜션인 점도 고유정의 계획범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라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청소도구 등을 미리 준비한 모습을 보면 '완전 범죄'를 꿈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지난 5일 인천 서구의 재활용품업체에서 고유정의 전 남편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 일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포시 소각장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된 유해는 3㎝ 이하로 조각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유정이 경기 김포시 아버지 명의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전 남편 강씨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하고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경찰은 해당 종량제봉투의 이동 경로를 쫓아 봉투에 담긴 물체가 김포시 소각장에서 한 번 처리된 후 인천시 서구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해당 업체에서 유해를 수습하고 현재 유전자 검사 등으로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시신이 고열에 소각돼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골수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아 신원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일부 수습해 유전자 검사를 벌이고 있다"며 "유해로 추정되는 물체로 현재 동물 뼈인지, 사람 뼈인지부터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살해 장소로 이용된 펜션에서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 58수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동안 확인한 고유정의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행적을 자세히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왔다. 25일에 전 남편 강씨를 만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뒤 곧바로 범행을 저질렀다.

고유정은 다음날 시신을 훼손·분리한 뒤 하루 지나 훼손한 시신을 상자 등에 담아 펜션에서 퇴실했다.

28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사고, 시신 일부를 종량제봉투에 넣은 후 같은 날 오후 8시30분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여객선 폐쇄회로(CC)TV로 고유정이 해당 여객선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을 포착했다. 구체적인 개수 등은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완도항에 내린 후 곧바로 경기도 김포시 소재 아파트로 향했으며, 29일 새벽 자택에 도착했다. 이틀간 시신을 또다시 훼손하고 유기한 뒤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에 도착했다.

경찰은 충북 청주시의 고유정의 자택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도 발견했다.

경찰은 "앞으로 남은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고유정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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