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문제 '이념·정파' 무관‥망설임 없잖았지만 중책 수락"

文대통령과 면담 뒤 춘추관서 브리핑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 전쟁…정치문제 되면 실패" 유상철 기자l승인2019.03.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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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요청 수락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 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를 정치적 문제로 접근하면) 범국가 기구를 만들 이유가 없다"며 "이 문제만은 정치권 전체가 국민 안위만 생각하며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이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브리핑룸 단상에 선 것은 노무현정부 대통령 외교보좌관 시절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반 전 총장과 따로 만난 것은 2017년 9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2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한 기간 연세대에서 열린 간디 흉상 제막식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바 있다.

이날 자리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을 맡기로 한 반 전 총장과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반 전 총장에게 위원장을 맡기라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을 수용했고, 반 전 총장은 노영민 비서실장의 직접적인 요청을 받고 수락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정부는 미세먼지를 이미 국가 재난으로 규정했다. 지척 분간이 안 될 정도의 미세먼지는 재난"이라며 "목표를 세웠으면 달성해야 하며, 정부 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요청 수락했다.

그는 "조금 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에 관해 상세한 의견을 나눴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중책을 맡겨준 대통령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특별한 결단을 하셨고, 야당에서 제시된 것이지만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폭넓은 지도력을 발휘하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파리 기후변화협약 체결에 헌신한 기간이었고 국제사회가 이를 유엔 창설 후 최대 업적으로 평가하는 데 큰 자부심 있다"며 "퇴임 후 세계 곳곳을 다니며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행과 지구 생태환경 복원 등을 위한 노력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고려해 이번에 국가적 중책을 제의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번 전면에서 실천할 기회라 생각해 수락했다"고 부연했다.

반 전 총장은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다"며 "많은 분이 우려와 걱정 표했다.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결이 쉽지 않고 해결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를 위한 그분들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지속가능 발전과 기후변화 행동을 위해 해외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우리 국민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 받는 상황에서 어렵다고 회피하는 건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된다"고 했다.

이어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의 과학적인 규명이 중요하다"며 "원인은 상당 부분 규명됐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며, 이에 기초해 정확한 해결방안과 다양한 정책적 옵션이 제시될 수 있어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을 수락한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범국가적 기구를 만든다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게 아님을 국민도 잘 아실 것"이라며 "개인부터 산업계·정치권·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로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과 공동대응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유관부처는 미세먼지 줄이기가 전 국민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에 유연성·집중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범국가 기구를 "대통령 직속기구"라고 소개한 뒤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협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점을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결정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를 도출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유엔에서 하던 것도 다분히 그런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기구 구성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실무추진단을 곧 결성해 정당이나 과학계·산업계 등 각계 분야 인사들을 모셔 구성할 것"이라며 "분과위와 이를 지원하는 사무국도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도 정당·이념을 떠난 문제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여야를 넘나들면서 하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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